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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관치논란 속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 취임

시총 10위권 육성 포부…태스크포스 발족, 100일에 세부방안 발표

이정하 기자 기자  2013.10.01 16: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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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넉 달간 공백으로 비어있던 한국거래소(KRX) 수장 자리가 드디어 채워졌다. 최경수 내정자는 1일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서 공식 취임했다. 그간 이사장직을 두고 여러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내린 결과, 결국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최종 선출됐다.

이날 취임사에서 그는 거래소 발전방향과 비전을 새롭게 제시했다. 최 이사장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15위에 머물고 있는 거래소를 10위권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밝히며 외연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최경수 거래소 제4대 신임 이사장. 취임식에서 향후 거래소의 경영전략에 대해 밝히고 있다. ⓒ 한국거래소  
최경수 거래소 제4대 신임 이사장. 취임식에서 향후 거래소의 경영전략에 대해 밝히고 있다. ⓒ 한국거래소

세계 10위권 진입을 위해 최 이사장은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발족, 100일간 세부 방안을 마련한 뒤 취임 100일에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또 외연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이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해외거래소뿐 아니라 해외 대체거래소(ATS), 중앙청산소, 시장정보회사, IT솔루션 업체 등에 대한 M&A나 합작회사 설립 등으로 글로벌 진출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선 현재 투자재원으로 실현가능한 최적의 '해외 M&A 액션플랜'을 수립, 보다 준비된 모습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 중단됐던 기업공개(IPO)와 자체상장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도 힘을 쏟겠다고 역설했다.

최 이사장은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집중 육성계획과 함께 주가지수 상품에 편중돼 있는 파생상품시장 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도 선언했다. 그는 개별주식 선물·옵션시장 활성화, 변동성지수 선물시장 및 일반상품 선물시장 도입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이 밖에도 향후 경영방침을 위한 기본철학으로 △정도경영 △소통경영 △고객만족 경영 △신뢰경영 △인재경영 등을 제시하며 "지금 우리는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역량을 하나로 모아 거래소 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노조 '낙하산 사장' 비판 실랑이

당초 예상했던 노조와의 물리적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취임식장 이동을 막아선 거래소 노조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조는 "청와대와 금융위가 사전 내정한 최경수는 즉각 사퇴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최 이사장 취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이사장은 이사장 후보시절부터 대표적 관(官) 출신 인물로 꼽히며 관치금융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최 이사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국세심판원장, 서울중부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쳤다. 이에 노조는 '낙하산 사장'이라고 비판하며 지난달 24일부터 서울사옥 1층 로비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더구나 최 이사장이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는 점에서 관치금융과 함께 낙하산 논란이 가열됐었다. 노조는 이사장 선임 원천 무효와 함께 재공모를 통한 새 이사장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이번 이사장 선출은 명백한 관치금융이고 허울뿐인 공모철차였다"며 "이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이며 재공모를 통해 새 이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