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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사감위, 도박중독 통계조작 논란 또…

최민지 기자 기자  2013.10.01 15: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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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발표한 도박중독 유병률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사감위가 지난 6월17일 발표한 '2012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7.2%에 달하는데요. 이는 캐나다에서 개발한 문제도박척도(CPGI)를 통해 12개월간 유병률을 측정, 중위험성 5.9%와 문제성 1.3%를 합산한 수치입니다. 이 조사는 일반인 3100명과 사행산업 이용자 4000명을 포함한 총 7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이흥표 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도박중독 유병률이 실제보다 6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이 교수는 '2012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에서 도박중독 유병률 문제점 검토' 보고서를 통해 해외에서는 CPGI 방식의 조사에 있어 도박중독 유병률에 중위험성은 제외하고 문제성만 포함시키는데, 사감위는 중위험성 도박을 유병률에 포함시켰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교수는 사감위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7명을 도박중독자로 몰아 유병률을 부풀렸다고 비난했죠. 실제, 문제성 도박만 놓고 보면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1.3%입니다.

사감위는 도박중독 유병률을 포함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2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며, 강원랜드 등 합법 사행사업자들로부터 200억원가량의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 대해 사감위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지난 17일 사감위는 "미국·캐나다·호주 등 주요국의 정부기관 보고서도 중위험과 문제성 도박을 합해 도박중독 유병률을 사용하고 있다"며 "문제성 도박만을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 문제성 도박 1.3%는 영국·호주·캐나다 0.7%, 프랑스·뉴질랜드 0.4%에 비해 2~3배 높은 수준"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감위 통계조작 논란이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 2008년도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죠. 당시 사감위는 국내 도박중독 유병률을 9.5%라고 밝혔는데요.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와 김한우 임상심리학자가 "사감위가 중저형 도박자까지 포함해 2.3%인 국내 도박 유병률 수치를 조작했다"고 반박했었습니다.

이와 함께 김양례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도 사감위 통계 조작근거를 조목조목 들었는데요. 당시 김 박사는 사행산업 규모가 가장 큰 일본을 제외한 점과 사행산업 매출규모에 있어 2003~200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2007년 기준 국내 조사시점을 달리 했다는 것 등을 통계조작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에 당시 김성진 사감위 위원장이 한 방송을 통해 통계 사행산업 연구결과에 포함된 자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며, 종합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죠.

이번 조작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지난 과거 의혹과 맞물려 사감위에 대한 공신력이 크게 실추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조작 논란으로 '제2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죠.

도박중독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사감위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도록 더 이상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가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 기본적 통계수치가 조작 논란으로 도마 위에 자꾸만 오르게 되면, 이는 사감위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연결될 게 자명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