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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생투어 광주서 체면 구겨…“언론쇼·민생관광”

농민단체 외면하더니 결국 경찰 보호 받으며 씁쓸한 입장 ‘빈축’

김성태 기자 기자  2013.09.30 19: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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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길 대표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가 마련된 시의회 4층 회의실 입구.  민주당 농업정책에 화난 농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임내현 광주시당 위원장과 조호권 시의장 등이 중재에 나서고 있다. =김성태 기자  
김한길 대표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가 마련된 시의회 4층 회의실 입구. 민주당 농업정책에 화난 농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임내현 광주시당 위원장과 조호권 시의장 등이 중재에 나서고 있다. =김성태 기자

[프라임경제] 민주・민생 살리기 순회 투쟁에 나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30일 광주에서 농민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는 등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대한 민주당의 방침을 밝혔다. 이후 광주지역의 시민단체 대표들과도 만나 여론을 경청한다며 4층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곳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회, 가톨릭농민회 광주대교구 등 성난 농심에 직면했다.

이들은 김한길 대표의 이번 민주민생을 위한 순방이 “힘을 모으기 위한 순방이 아니라 ‘민생관광’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주당 전남도당에 농업정책토론회 개최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민주당 전남도당은 아예 답변을 하지 않고 사실상 거부한 상태며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는 민주당을 민들 수 없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농민들은 “민주당은 농업에 대해 대안이 없으며, 의지조차도 의심케 하고 있다”며 분노를 토해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영록 의원이 도마에 올랐다.

농민들은 “김영록 의원은 정부와 협상도 하기 전에 쌀 목표가격을 기존안보다 낮게 책정한 법률안을 제출했는가 하면, 쌀 관세화 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 의원 전체가 국회 토론회에 불참했고,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며 김한길 대표와 면담을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와 민주당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이 29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헌화 한 뒤 '민주주의 회복을 다시한번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지역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민주당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이 29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헌화 한 뒤 '민주주의 회복을 다시한번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지역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민주당

하지만, 민주당과 김한길 대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회의장 입구를 막아선 항의가 길어지자 임내현 광주시당 위원장과 조호권 시의장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여론을 수렴하겠다면서, 왜 농민대표들과는 만나 주지 않느냐“ 는 항의는 더 거세졌다.

농민들은 “김한길 대표가 시.도민을 만나는 것은 ‘카메라 찍기’용으로 잠시 진행하고 거의 모든 행사는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를 모아놓고 그들에게 박수를 받는 폐쇄된 일정이었다. 진솔하고 쓴소리를 듣는 것은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안락한 대형버스를 타고 다니는 ‘로얄 패밀리 노숙자’를 연출하고 다닌 것에 불과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들은 “시민단체를 만나 여론을 수렴한다면서 농민들과 대화를 거부하고 쓴소리를 외면한다면 이번 지역방문이 ‘언론쇼’로 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다”며 오는 10월10일을 기한으로 빠른 시일 안에 면담에 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한 농민은 “김한길 대표는 농민과 대화마저도 거부한 민주당을 대표해서 사과해야 한다. 광주전남 농민들은 민주당에게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정기국회에서 이루어야 할 농업현안을 광주전남 농민들과 분명하게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농민들과 10월10일 안에 김 대표와 면담일정을 잡기로 약속했다. 잘 해결될 것이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한길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추석연휴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3자회담을 통해서 정국을 풀기를 기대했지만 대통령을 만나 본 결과 대통령에게 결단을 요구하면서 이 정국을 푸는 것은 무망하다는 결론을 내고,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며칠 전부터 전국을 순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지역의 시민단체 대표들과도 만나서 그 분들의 여러 말씀을 경청하려고 한다”며 “제가 전국을 돌면서 많은 분들께 지금의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설명 드리고, 또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함으로써 우리가 마침내는 무너져 내린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빨리 정신 차리고 다시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기반을 갖추고, 새누리당과 경쟁력으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광주시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