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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탐나는 그 곳 '나만의 섬'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9.27 14: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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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해외스타들의 소식을 접하다보면 휴식을 위해 섬을 통째로 빌리거나 자신의 섬에서 외부 시선을 피해 휴가를 즐긴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수입이 '억'소리는 나는 스타들답게 휴가 스케일도 남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국내에서도 실현 가능하다고 합니다. 땅이나 건물 외에 섬도 통째로 살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국내 개인 소유가 가능한 섬은 어느 곳이 있을까요?

사진은 올 여름 휴가차 들른 거제도에서 외도를 방문했을 당시 촬영한 것입니다. 외도는 원래 전기나 전화가 들어가지 않는 외딴 바위섬이었으나 개인이 사들여 농원으로 개발한 뒤 1995년 4월 해상식물공원인 외도해상농원으로 개장한 것인데요. 현재는 매년 60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죠.

   거제도 주변에 위치한 섬 외도는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섬의 특성을 살려 선착장에서 전망대까지 화려한 꽃과 나무로 단장했다. = 이지숙 기자  
거제도 주변에 위치한 섬 외도는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섬의 특성을 살려 선착장에서 전망대까지 화려한 꽃과 나무로 단장했다. = 이지숙 기자

지난해 기준 14만명의 외국관광객이 찾은 남이섬 또한 개인이 소유해 관광지로 관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고 민병도씨가 1965년 모래뿐인 불모지 남이섬을 매입해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남이섬이 관광지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시발점이 됐는데요. 아름다운 숲길이 섬 전체를 메우고 있는 이곳은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뒤 인기관광지로 떠올랐습니다.

이 밖에 전남 고흥에 '태양의 섬'이라 불리는 옥태도와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사승봉도 개인이 투자하고 개발한 곳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는 모두 3170개의 섬이 있고 그 중 유인도는 481개, 무인도는 2679개입니다. 이 중에는 의외로 사유지도 많은데요. 면적으로 보면 60%정도라고 하네요. 가격은 섬 주변 풍광과 육지와의 거리 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최근에는 2000년대 중반 투자 열풍이 일던 무인도가 법원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섬 주인이 빚을 갚지 못해 경매까지 이른 무인도는 11개로 지난 2007년(11건)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한때 각종 개발 호재로 투자가 횡행했지만 거품이 꺼지며 저가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싸다고 덥석 무인도를 샀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무인도라도 남이섬이나 외도처럼 관광지 개발을 꿈꾸며 섣불리 매입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무인도는 희귀성이 높은 만큼 규제가 까다로워 쓸 만한 땅이 아주 적습니다. 개발이 가능한 땅이 있다고 해도 개발관련 인허가 과정이 복잡한 편이죠. 특히 서남해안은 세계적으로 간만의 차가 큰 곳이라 배가 이동하기도 쉽지 않고 식수, 전기 등 설치해야 할 인프라도 많습니다. 실제 개인소유의 많은 무인도가 현재 방치돼 있다고 하네요.

나만의 섬을 갖는 것, 결코 실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섬 매입 땐 섬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섬 투자에 장기간 정성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