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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변천사' 195원 '동전주'가 3만350원 '우량주' 되기까지

[기업해부] SK하이닉스…② 지분구조 및 계열사

전지현·최민지 기자 기자  2013.09.27 10: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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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이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서는 SK하이닉스를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26일 기준 시가총액 21조5545억원의 유가증권시장 6위 기업 SK하이닉스(000660).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3만35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년 3월, 최저가 195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한 셈이다.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라며 향후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되기 전인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 이하 하이닉스) 시절,  반도체 불황과 실적악화, 부채와 매각무산 등 잇단 악재로 '동전주' 신세를 전전했던 과거는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우량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최신원 SKC 회장, SK하이닉스 지분까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최신원 SKC 회장 ⓒ SK·SKC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최신원 SKC 회장 ⓒ SK·SKC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0.57%를 보유한 SK텔레콤. 뒤를 이어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이 8940주, 지난해 2월 5000주를 매입한 최신원 SKC 회장이 5000주를 매입, 각각 2, 3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현재 SK텔레콤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 역시 40주를 보유, 5대 주주로 올라있다.

지주회사인 SK를 축 삼아 80개 계열사가 얼기설기 엮인 사슬형태를 구성, 서로의 최대주주로 등재됐지만 최고 정점을 쫓아가면 최대주주의 중심에는 최태원 SK회장이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SK텔레콤이 1대 주주지만 SK텔레콤의 1대 주주는 지주회사인 SK(2036만3452주 25.22%), SK의 1대 주주는 SKC&C(보통주 1494만4432, 31.82%), 또 다시 SKC&C의 최대주주는 38%(1900만주)를 보유한 최태원 SK회장이다.

눈에 띄는 것은 최신원 SKC·SK텔레시스 회장의 주식 보유분이다. 최 회장은 1973년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다. 최 창업주가 작고하자 동생인 故 최종현 회장이 그의 자리를 물려받으며 25년간 SK그룹을 책임졌다. 그러나 최종현 회장마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장남 최태원 현 SK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 승계자로 오르게 되고 최신원 회장은 그룹 중심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최신원 회장은 현재 SK그룹 계열사 주식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SK네트웍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 총 37만1288주, 지분율 0.15%를 차지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룹 계열분리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최태원 회장에게 SK그룹의 주식자산이 대부분 몰려 있어 경영권 위협을 가할 수준은 아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내 최신원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SK그룹 500주 △SK브로드밴드 44만182주(0.15%) △SKC 59만9793(1.7%) △SK네트웍스37만1288주(0.15%) △SKC&C 1500주 △SK텔레콤 2000주 △SK케미칼 1500주 △SK하이닉스 5000주 등이다. 9개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지만 지분율은 1% 안팎으로 평가액은 57억원 정도다. 반면,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71.49%로, 주식자산의 가치는 2조743억원에 달해 '1인 체제'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점차적으로 확장하는 이유는 창업주 정통성에 대한 상징적 측면과 함께 그룹 내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비춰지고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 시절, 한 해 최대주주 4번이나 변경

이렇듯 승승장구하는 SK하이닉스는 SK하이이엔지·SK하이스텍·아미파워를 품에 두고 있다. SK그룹이 하이닉스 자회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하이닉스엔지니어링이 SK하이이엔지로 탈바꿈했고 하이스텍, 하이로지텍, 하이닉스인재개발원을 합병해 SK하이스텍으로 거듭났다. 반도체사업장 공기조절업체인 아미파워도 하이닉스 인수 전부터 계열사로 존재했다. 이 세 계열사는 SK하이닉스의 100% 자회사다.

실리콘화일은 비메모리반도체인 이미지센서 개발회사로 SK하이닉스가 27.93% 지분을 갖고 있다. 2008년 주식인수를 통해 실리콘화일 경영권을 확보, 현재 SK하이닉스는 실리콘화일의 최대주주다.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46.51% 늘어난 25억8100만원을 마크한 실리콘화일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흑역사로 기억될 뻔 했던 SK하이닉스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결정적 이슈는 SK그룹의 인수결정이다. 현대그룹을 떠나 SK그룹을 만나기 전까지 하이닉스는 10여년간 5차례 이상 최대주주가 바뀌며 위태로운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하이닉스가 유동성문제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체제에 들어감에 따라 현대전자 시절부터 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이었던 외환은행이 2002년부터 2010년 초까지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닉스(現 SK하이닉스) 최대주주는 2010년 한 해 동안 외환은행→한국정책금융공사→미래에셋→한국정책금융공사→국민연금공단으로 다섯 차례나 변경됐다. ⓒ SK하이닉스  
하이닉스(現 SK하이닉스) 최대주주는 2010년 한 해 동안 외환은행→한국정책금융공사→미래에셋→한국정책금융공사→국민연금공단으로 다섯 차례나 변경됐다. ⓒ SK하이닉스
2010년은 가장 눈에 띄는 시기였다. 당시 한 해 동안 최대주주가 4번이나 바뀌었다. 산업은행 분할로 새롭게 출범한 한국정책금융공사는 기존 산업은행의 하이닉스 지분 6.2%를 넘겨받았다.

이와 함께 당시 하이닉스 인수부담을 경감하고자 채권단에서 추진한 블록세일로 외환은행의 하이닉스 지분은 6.4%에서 4.56%까지 줄었다. 이 결과 3241만2935주(5.5%)를 보유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2010년 3월16일 하이닉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3일 뒤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이 채권단 블록세일 때 추가 지분을 확보, 총 3536만2056주(6%)를 갖게 돼 최대주주 또한 미래에셋으로 변경된다. 같은 해 8월 미래에셋이 장내매도를 실시, 하이닉스 지분율은 5.27%로 낮아지고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식 3241만2935주를 신규 매입해 지분율 5.5%로 다시 최대주주 지위에 등극한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한 번 더 최대주주 지위에 변동이 생긴다. 국민연금공단이 장내매매 과정에서 하이닉스 주식 3589만4454주(6.08%)를 사들여 최대 지분율을 획득하게 된 것. 이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STX엔진·엔씨소프트·LG생명과학 등 35개 종목의 지분 또한 취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까지 국민연금공단은 최대주주의 자리를 지키게 된다. 2010년 10월11일 종가인 2만2350원을 적용하면 보통주 평가액만 8022억4104만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31일 주주명부 기준 SK하이닉스 지분 9.41%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공표한 평가액에 따르면 자금규모는 1조729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