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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로 완공' 현대제철 '포스코 대항마' 성큼

초고강도 경량강판 개발… 수직계열화 위한 자동차강판 생산 박차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9.27 1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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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3고로 가동으로 2010년 첫 쇳물을 생산한 지 3년 만에 연산 1200만톤 체제를 갖춘 글로벌 철강업체로 거듭났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제3고로 화입식' 행사. = 전훈식 기자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3고로 가동으로 2010년 첫 쇳물을 생산한 지 3년 만에 연산 1200만톤 체제를 갖춘 글로벌 철강업체로 거듭났다. 사진은 '제3고로 화입식' 행사장면. = 전훈식 기자

[프라임경제]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의 완성을 알리는 현대제철 3고로 화입(火入)으로 우리나라 기간산업이 새롭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3고로의 조업은 고품질의 철강소재를 적기에 공급해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던 건설,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로 거듭나면서 업계 새 화두로 뜨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3일 당진제철소 제3 고로공장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고로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마크 솔비 폴워스社 사장 등 내외빈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식' 행사를 갖고 성공적인 3고로의 가동을 알렸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현대제철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7년 동안 총 9조9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해 약 2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향한 끝없는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지속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사업 완수'의 의미를 가지는 이번 3고로 가동으로 현대제철은 2010년 첫 쇳물을 생산한 지 3년 만에 연산 1200만톤 체제를 갖춘 글로벌 철강업체로 거듭났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던 포스코를 현대제철이 본격적으로 위협하는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차세대 자동차 위한 첨단소재 개발 본격 돌입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3년간 총 81종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완성차 적용 강판 강종의 대부분인 99%를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완성차 적용 강판 강종 대부분인 99%를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한 현대제철은 올해에도 신강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현대제철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완성차 적용 강판 강종 대부분인 99%를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한 현대제철은 올해에도 신강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현대제철
고로 가동 원년인 2010년 내판재와 섀시용 강판 전 강종 49종에 이어 2011년에는 외판재 13종과 고강도강 등 22종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100~120K급 초고장력강 등 10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이뤘으며 올해 역시 자동차용 신강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기본 강종 개발에 집중했다면 올해 이후 자동차강판 중장기 강종 개발 방향을 '신강종·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제철은 단기적으로 내시효 외판과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고유 강판 개발에 나섰다. 열처리 등을 통해 변형을 억제한 강재인 '내시효 강판'을 오는 2014년까지 기존 35K급 외판재의 시효 한계를 개선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통상 자동차 외판재는 중국, 인도의 경우 3~6개월, 미국과 유럽 등지는 12개월의 시효 보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으로의 판매망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내시효 강판 개발은 국내 자동차 소재 품질향상은 물론 미주 및 유럽 외판 물량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자동차강판 중장기 강종 개발 방향을 '신강종·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을 개발하고 있다. Ⓒ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자동차강판 중장기 강종 개발 방향을 '신강종·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을 개발하고 있다. Ⓒ 현대제철
또 중장기적으로는 고강도를 달성하면서도 성형성을 높인 고망간강, 알루미늄을 첨가해 무게를 대폭 줄인 초고강도 경량강판, 내식성을 높인 아연망간도금강판 등 차세대 신개념 자동차강판 선행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1조1200억원이 투자되는 첨단소재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기아차의 품질경쟁력 향상을 실현시킬 방침이다. 철분말과 특수강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면 한 차원 높은 '자동차산업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제철소 내 23만6000㎡ 부지에 1조원을 투자해 고도화된 정밀압연 설비를 갖춘 특수강공장을 신축하고 제강공정에 고로 쇳물(용선)을 활용해 연산 100만톤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엔진 및 변속기 필수 소재인 특수강은 자동차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지난해 국내 수요의 30% 수준인 231만톤이 해외에서 수입됐다. 이에 따라 수입대체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 효과와 함께 건설과 공장 운영 과정 전반을 포함해 2만6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5조67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200억원을 투입한 철분말 공장 역시 연간 2만5000톤의 고품질 철분말 부품소재를 생산해 전량 수입하던 물량을 대체하고 자동차 부품 소재 수급 안정 및 자동차 경량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직계열화' 자동차 강판 중심으로 포스코 시장 잠식 기대

한편, 업계는 현대제철이 본격적으로 포스코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재탄생하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구축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제철은 3고로 완공으로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하면서 향후 '자동차 강판'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3고로 완공으로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하면서 향후 '자동차 강판'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현대제철

지난 2006년부터 고로사업을 진행해 온 현대제철은 전기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전기로 제철사업에서 직접 쇳물을 뽑아내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7년간 10조원을 투입해 충남 당진에 고로 제철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들 현대제철은 2010년 1월 고로 1호기를 시작으로 불과 10개월 뒤인 11월에 2호기를, 그로부터 3년 만에 3호기를 완공했다.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량은 고로 1200만톤, 전기로 1200만톤 등 총 2400만톤에 이르게 되면서 현대제철은 종합 제철소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특히 현대제철은 3고로 완공과 함께 '수직계열화'를 위한 '자동차 강판'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현대차에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도 수직계열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힘은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현대차가 현대제철에서 납품 받는 자동차용 강판 비중은 전체 물량의 40%대로, 현대제철의 올해 목표는 50%다. 현대제철은 3고로 생산량 400만톤의 절반을 자동차 강판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포스코 입장에서는 이번 3고로 완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납품했던 자동차용 강판 물량의 상당부분을 현대제철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포스코를 비롯한 톱클래스 업체들은 가격인상을 시도했지만, 경기침체와 함께 중국업체 공세로 인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현대제철의 3고로 완공은 작게는 현대차그룹, 크게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수요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되면서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