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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국내 최초' 동서식품의 자부심 "부평공장 엿보니…"

45년 외관에 구비된 최첨단시설…신기술 지속혁신으로 소비자 기호충족 노력

인천 부평=조민경 기자 기자  2013.09.26 23: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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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최초 분무건조커피 '맥스웰 하우스', 국내 최초 동결건조커피 '맥심', 세계 최초 새로운 커피향 회수기술(CCS) 개발, '인스턴트 원두커피'라는 커피시장 새로운 카테고리 형성까지…. 국내 커피산업을 이끌고 있는 동서식품의 성과이자 자부심이다. 이 중심에는 동서식품 창립과 함께 세워진 동서식품 부평공장과 기술연구소(커피연구소)가 있다.

찬바람이 가을을 재촉하는 26일 서울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인천 부평에 도착했다. 한적한 분위기가 감도는 공단 사이로 큰 공장 건물이 유독 눈에 띄었다. 바로 1968년 동서식품 창립과 함께 세워져 45년간 국내 커피시장을 이끌어온 '맥심' 커피가 생산되는 동서식품 부평공장(이하 부평공장)이다. 공장 옆에는 혁신적인 커피제품을 개발하는 기술연구소와 프리마 공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2만6229㎡(8000평) 규모의 부평공장 외관은 지난 45년간의 세월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조금은 투박하고 빛이 바래있었다. 그러나 공장 내부는 말 그대로 현대화된 최신식, 자동화 그 자체였다. 생산공정을 따라가며 국내 커피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동서식품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엿봤다.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대표 제품인 커피믹스 생산공정은 크게 원두가공→로스팅(배전)→분쇄→추출→향 회수 및 농축→혼합→동결 및 분쇄→진공동결건조→포장 순으로 이뤄진다.

   동서식품은 원두의 향미가 최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원두 개별 특성에 따라 최적의 시간과 온도로 로스팅하고 있다. ⓒ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원두의 향미가 최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원두 개별 특성에 따라 최적의 시간과 온도로 로스팅하고 있다. ⓒ 동서식품
원두는 로스팅 기계(로스터)로 보내져 전도와 대류 방식으로 볶아진다. 이때 프로파일 로스팅(Profile Roasting)이라는 기술이 적용된다. 원두 품종별로 개별 원두의 향미가 최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로스팅 온도와 시간을 달리하는 것으로, 동서식품이 보유한 혁신기술이다.

품종에 맞춰 최적의 환경에서 로스팅된 원두는 배관을 따라 큰 용기로 이동한다. 이 과정이 이뤄지는 로스팅실은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로 인한 더운 감과 원두가 볶아지면서 내는 향으로 가득 차있는데, 커피전문점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향과 흡사했다. 

로스팅된 원두는 추출수율을 높이기 위해 표면적을 늘리는 분쇄과정을 거쳐 추출공정에 들어간다. 여기서도 동서식품의 기술력을 찾아볼 수 있다. 원두 본연의 향미를 최대한으로 유지하기 위해 미세한 원두 입자로 최단 시간 내에 저온 추출하는 APEX(Advanced Prime Extraction) 추출공법이 바로 그것. 

원두 본연의 향미를 최종 제품까지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로스팅한 원두에서 직접 커피 향을 회수하고 저온 추출로 뛰어난 향만을 선별적으로 회수하는 RAP(Refined Aroma Process) 향 회수공법도 동서식품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기술이다.

추출과정 후에는 동결실에서의 동결건조공정이 이어진다. 커피 추출액을 영하의 온도에서 동결, 건조시키는 방식으로 커피 향 손실을 극소화하는 것이다.

   커피 추출액을 영하 15~50℃의 벨트 위로 통과시켜 동결건조시키고 있다. ⓒ 동서식품  
커피 추출액을 영하 15~50℃의 벨트 위로 통과시켜 동결건조시키고 있다. ⓒ 동서식품
여기에 사용되는 동결건조공법은 동서식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많은 업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커피 추출액을 영하 15℃의 벨트 위에 짜낸 뒤 이 벨트를 서서히 영하 50℃가 유지되는 공간으로 이동시키며 동결건조하는 방식이다.

영하 15℃ 공간은 들어서자마자 입김이 나올 정도로, 한기가 온몸을 에워싸 잠깐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박효식 부평공장 공장장은 "영하 50℃는 직원들이 방한복을 입더라도 5분도 견디기 힘든 작업공간"이라며 "이 같은 온도에서 동결건조시켜 원두의 풍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생산된 커피가 프리마, 설탕과 혼합돼 커피믹스로 만들어진다. ⓒ 동서식품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생산된 커피가 프리마, 설탕과 혼합돼 커피믹스로 만들어진다. ⓒ 동서식품
이렇게 동결건조된 커피 추출액은 커피믹스 속의 커피 알갱이 같은 인스턴트 커피로 분쇄돼 진공상태에서 건조된다. 이를 통해 동결과정에서 발생한 수분을 제거한 뒤 포장공정으로 보내진다. 

포장실에서도 이색광경이 펼쳐졌다. 인스턴트 커피와 프리마, 설탕을 각 비율에 맞게 자동으로 커피믹스 포장 속에 넣은 뒤 입구를 봉해 완제품화하는 공정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한 번에 10개의 커피믹스를 만들어내는 기계 8대가 쉼 없이, 마치 도장처럼 커피믹스를 찍어내고 있었다.

완성된 커피믹스는 X-ray 검출기를 통과하며 이물질 혼입 여부를 확인한 뒤 자동 창고건물로 이동, 이후에 각 대형마트 등 영업망으로 보내져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박 공장장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혁신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한국 커피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동서식품과 그 공장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