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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vs 밴사 '갈등'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나…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26일 집회 열고 "현대카드 가맹점 삭제" 발표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9.26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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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밴(VAN)수수료를 두고 벌어진 카드사와 밴사 사이의 갈등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회장 엄기형)는 26일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근처에서 집회를 열고 현대카드가 '전표매입 업무 및 매입수수료 지급 제외'를 철회하지 않으면 현대카드 가맹점 번호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대카드의 기존 가맹점인 음식점, 마트 등에서 더 이상 현대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2개월째 첨예한 대립 양상

현대카드와 밴사의 갈등은 올해 8월5일 한국정보통신(KICC)에 밴수수료 인하 요청 거부에 따라 현대카드가 업무조정 공문을 발송하며 시작됐다. 현대카드는 한국정보통신이 일방적으로 수수료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8월12일부터 한국정보통신의 특정가맹점 신용판매내역(DDC·DESC) 서비스 중 전표수거 제외 방침을 통보했다.

   이태용 전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회장이 26일 항의집회에서 현대카드의 KICC 전표매입 중단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이태용 전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회장이 26일 항의집회에서 현대카드의 KICC 전표매입 중단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KICC의 이 업무는 밴대리점의 주수입원으로, KICC대리점 협의회와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현대카드에 서비스 철회 요청 공문을 지속적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기존 주장을 고수하자 협회는 지난 8월20일부터 신규 가맹점 신청 접수를 거부하고 있으며 오는 27일부터는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현대카드 승인을 거부할 예정이다.

엄기형 협회장은 "현대카드 가맹점 신청서 접수를 거부하고 있으며 향후 기존 밴대리점 업무인 현대카드 입금 및 기타 민원업무를 거부해 가맹점이 직접 현대카드로 연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 회장은 "오는 27일부터 가맹점 설득에 들어갈 예정으로 약 1만개 가맹점을 밴 전산에서 삭제할 예정이다"며 "소비자 한 명당 최대 카드 두 장은 갖고 있는 만큼 가맹점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카드를 받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스티커를 사전에 제작해 가맹점에 배포할 계획이다.

◆현대카드 "엄연한 영업방해…위법"

한편, 이번 현대카드와 밴대리점 업계의 갈등으로 향후 현대카드 고객들은 카드 사용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KICC와 수수료 협상을 위해 전표수거를 제외하겠다고 한 것인데 KICC는 협상에 나서지 않고 밴대리점들이 앞에 나서는 모습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신용카드조회협회는 27일부터 가맹점과 협의를 통해 현대카드 가맹점을 밴 전산에서 삭제하고 이번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현대카드 사용거부운동에 나선다. = 이지숙 기자  
한국신용카드조회협회는 27일부터 가맹점과 협의를 통해 현대카드 가맹점을 밴 전산에서 삭제하고 이번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현대카드 사용거부운동에 나선다. = 이지숙 기자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제로 가맹점에서 현대카드 거부운동을 벌인다면 이는 엄연한 영업방해"라며 "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된 가운데 밴수수료 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인 만큼 KICC가 협상테이블로 나와 원만한 협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가맹점 삭제에 나선다면 법적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밴대리점이 가맹점에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공정거래법상 책임이 면제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KICC와 현대카드는 수수료문제가 불거진 지난 8월20일 한차례 미팅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