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회적기업 탐방 53] 산후조리부터 '여성의 삶' 도우미까지 (주)아림

임혜현·정태중 기자 기자  2013.09.25 13:33:0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산후조리 잘못하면 평생 찬바람이 분다"고 한다. 임신과 출산을 겪어야 하는 여성들의 경우 산후조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친정 어머니의 도움을 받거나, 산후조리원에 입원해 있으면 좋겠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한 경우나 비용 때문에 긴 기간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또 조리가 끝난다고 해도 새로 등장하는 과제인 육아 문제는 하루이틀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에, 산후조리를 하면서 육아 관련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는 이중고가 따른다.

이런 점에서 비용과 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산후조리 관련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아림 방문산후조리센터(이하 아림)는 2009년 태동했다. 보육교사 출신인 성미순 대표가 어린이집을 새로 개원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에, 지인의 소개로 갓난아이를 봐 주게 된 것이 계기다. 성 대표는 이를 계기로 신생아를 돌보는 일이 아이들을 다루는 보육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2011년 산모도우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출범하게 됐다. 그해 연말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발전하겠다는 목표에도 한층 더 다가설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 오고 있다.

출산 직접 겪은 여성들, '경력단절' 딛고 보람있는 제2의 인생 발견

  교육 시간에 산모 마사지 등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  ⓒ 아림  
교육 시간에 산모 마사지 등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  ⓒ 아림

출산을 겪은 40~50대 여성들의 경우, 전에 직업이 있었다고 해도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른바 경력단절여성의 문제다.

이런 가운데, 전업주부들 가운데서도 뒤늦게 '사회에의 소속감'을 확인하고 '자존감'을 갖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아림에서는 출산을 이미 겪어 본 여성들이 산모와 교감할 수 있는 점이 많다는 점, 또 아이를 돌보는 일이 막상 해 보면 상당히 보람과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여성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햇수로 3년만에 8명의 산후조리 도우미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처음 도우미로 발을 딛기 위해 준비하는 때부터 교육팀장의 지도를 받고 실전 근무를 하면서도 서로 우수 사례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모임을 진행한다. 대표와 실장(관리업무), 사무를 담당하는 직원 등 3명이 함께 이들을 돕고 있다.

여성의 삶 변하는 3단계 내내 '조언자 역할' 목표

아림을 통해 산후조리를 신청하면 직원이 방문해 아이를 돌보고, 산모의 몸조리를 돕게 된다. 아울러 김장이나 대청소 등까지는 지원하지 않지만, 가족별 추가 요금을 통해 신생아 외의 아이들을 돌보는 업무를 부탁할 수도 있다(기본 요금에는 산모, 아빠, 신생아 서비스가 포함). 입주형 업무도 가능하다.

아림의 서비스는 산후조리원에 입원하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리만 하다가 '다시 살림살이와 처음으로 하는 육아를 맞딱뜨려야 하는 충격'을 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완충이 가능하다는 매력도 있다.

특히 산후에 산후풍 등 육체적인 고생도 있지만 우울증이 오는 등 정신적 문제도 올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자신의 아이지만 예쁘다는 생각을 못하고 심지어 아이를 해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산후 우울증에 집중해서 아림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단순히 일을 해 준다는 점 외에 신생아가 예쁘다는 점을 산모와 함께 이야기하고 옆에서 산모를 격려하는 역할도 맡는다.

성수연 아림 실장은 "(신생아가) 하루에 무의식적으로 보내는 미소가 3000번이라고 한다. 산모가 우울증이 있으면 아이를 잘 돌볼 수 없는데, 이런 경우 선생님(아림 직원)이 아이가 예쁘다고 일깨워 주면 엄마가 아이를 다시 보게 된다. 아이를 사랑해 줘야 뇌를 잘 발달시킬 수 있다. 옆에서 산모를 격려해 주고 기저귀나 옷을 갈아집힐 때 아기를 사랑해 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아림에서는 도우미 파견 이전은 물론 우수 사례 등을 끊임없이 서로 교류, 공유하고 있다. ⓒ 아림  
아림에서는 도우미 파견 이전은 물론 우수 사례 등을 끊임없이 서로 교류, 공유하고 있다. ⓒ 아림

'엄마가 딸을 보살펴 주는 것처럼'을 목표로 한다.

  성수연 아림 실장은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받는 것처럼 편하고 정감있는 조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프라임경제  
성수연 아림 실장은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받는 것처럼 편하고 정감있는 조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프라임경제

아울러 성 실장은 "여성의 몸이 변하는 3단계가 월경의 시작, 출산 그리고 폐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산후조리를 통해 이 단계를 잘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초경을 이미 겪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몸을 소중히 돌볼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폐경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나누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게 아림의 비젼이다.

이미 아림은 보육원과 지역내 노인복지 시설에 아동 목욕봉사와 어르반 손/발 마사지 봉사를 시행한 바 있고, 앞으로는 '참 나 사랑 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해 인천지역 여중생을 대상으로 성교육과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현재 한 달에 500만원 가량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중 일부를 이 같은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해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려는 것이다.

아림은 현재까지 꾸준한 매출액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와 나라가 행복하다"는 점을 되새기며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성 실장은 "지역주민과 함께 커 나가겠다는 점에서 사회적기업이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