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악재 동양증권' 위기와 기회, 경쟁과 공생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9.25 12:06: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동양그룹 유동성 이슈로 경제금융계가 소란스러운 가운데 계열사인 동양증권 역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평소 한산하던 창구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투자상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대기자가 100명을 웃돌았고 동양증권은 물론 예탁결제원, 증권금융에까지 예탁금 회수와 관련한 문의가 온종일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동양증권 CMA 계좌에서만 6000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동양그룹이 위기에 처해도 동양증권 투자자의 예탁금이 사용되거나 예탁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직접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돈 앞에 맹목적인 고객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이 틈을 노려 자사의 CMA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5000만원 이하 예금자보호를 강조하며 발 빠른 움직임으로 동양증권 계좌이탈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것. 물론 이는 적자생존의 냉혹한 금융정글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금융투자업계가 처한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몇 해간 간헐적으로 터지는 대내외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린 업계는 장기간 실적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중형 증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상당수 대형사들도 실적 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특히나 자본금 100억원 이하 소형 증권사는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특별한 위기극복용 자구책을 찾기도 힘들고 나오는 아이디어도 증권사 간 거기서 거기다. 그나마 자본과 인력을 갖춘 일부 대형사만 혁신적 신상품 개발과 해외 투자처 물색에 반짝 집중하는 정도일 뿐 여력이 부족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현상유지에도 감사해야할 지경이다.

  이미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망의 직업이던 '증권사 깍쟁이'들이 요즘은 금융업계 '기피 1순위 3D'로 전락했다는, 곱씹어야 할 농담이 서울 여의도 한강변 줄기부터 흐르고 있다. 해묵은 리스크를 공생의 정신으로 극복해 기적의 요충지였던 한강이 전국 곳곳에 물줄기를 내리는 것처럼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여의도 금융투자업계가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돈줄기를 퍼뜨리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바라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