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회적기업 탐방 52] 성남시 마을형 사회적기업 1호 '해도두리섬마실카페'

치유여행·텃밭가꾸기·퀼트·일본어·천연비누만들기 등 재능기부 주민참여 프로그램 풍성

정수지 기자 기자  2013.09.24 15:51:2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515번지에 위치한 '해도두리섬마실카페(이하 섬마실)'. 이곳엔 따뜻한 커피 말고도, 또 다른 따뜻함이 가득하다. 바로 '정(情)'이다. 커피를 파는 곳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특별한 배려가 가득한 섬마실을 찾았다. 
 
섬마실 카페는 2012년 2월 문을 열고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다. 이곳은 보통의 사회적기업과는 다르게 '마을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성남 외곽지역에 위치한 '순환형 임대단지'라는 특성을 고려해 성남시가 최초로 마을형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이곳은 주민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카페'를 업종으로 선정한 특징도 있다. 이사가 잦은 동네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친해질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 카페가 좋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한다.   
 
◆개인 기업 아닌 마을주민 모두가 주인 
 
해도두리섬마실카페라는 이름에서 '해도두리'라는 말은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다'라는 뜻이, '섬마실'은 도촌동의 옛 지명과 마실 오듯 편한 공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주민들과의 화합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기업 명칭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도촌동은 고려시대 유물이 종종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살았던 지역이다. '섬말'이라는 지명이 붙은 곳은 앞뒤로 하천이 흘러 마치 섬 같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지금은 이사가 잦은 동네지만,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따뜻한 기운을 다시금 잘 살려보자는 염원이 이 카페의 이름에 담겨있는 것이다. 
 
   해도두리섬마실카페의 내부. 이곳에서 따뜻한 커피가 만들어진다. = 정수지 기자  
해도두리섬마실카페의 내부. 이곳에서 따뜻한 커피가 만들어진다. = 정수지 기자
   깔끔함이 엿보이는 해도두리섬마실카페의 전경. = 정수지 기자  
깔끔함이 엿보이는 해도두리섬마실카페의 전경. = 정수지 기자
섬마실은 성남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와 고용노동부의 도움을 받아 시작했지만, 매출은 근근이 카페를 유지할 정도 밖에 안 된다. 상근 직원도 아직 없다. 김 대표 혼자 운영하고 있다. 
 
"카페 대표지만 한 가정의 어머니인 내가 혼자 운영하기엔 벅차기도 합니다. 이사회는 물론 조직적으로 결성돼 있지만 각자 주 업무가 있으니 함께 짊어지고 갈 어려움을 가끔은 나 혼자 견뎌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이런 부족한 점을 채워 더 빛을 바랄 수 있는 카페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어요."
 
김 대표 혼자 힘겹게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카페가 풀이 죽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발적으로 카페 운영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카페는 늘 활기가 넘친다. 
 
◆상근직원 없어도 자발적 재능기부로 카페 운영 활발 
 
상근직원이 없어도 주민들의 자발적 재능기부가 있기 때문에 카페는 풍성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평일 저녁마다 자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퀼트, 일본어, 천연비누 만들기 등 성인강좌부터 엄마와 아이가 함께 떠나는 치유여행, 공동텃밭 가꾸기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들이 마련돼 있다. 특히 치유여행은 미술치료의 일환으로 아이가 그린 그림을 통해 아이 정서 파악은 물론 이 시간을 통해 엄마와 아이가 더욱 친밀해 지는 시간을 선사한다. 
 
   카페 내부에 마련된 프로그램 진행실. = 정수지 기자  
카페 내부에 마련된 프로그램 진행실. = 정수지 기자
"주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특기를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장으로 끌어낸다는 점이 저희의 자랑거리입니다. 동네 사랑방 같은 카페를 만들자는 취지를 잘 살리려 노력 중입니다. 소정의 재료비만 받고 진행하는 수업이지만 주민들끼리의 문화 향유는 물론 주민들과의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상황이 열악한 곳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욕심을 버리고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작지만 마을의 대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힘써왔다는 그녀는 커피강좌, 우수동아리 사업 등 또 다른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