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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 여수엑스포 가봤더니, 쓰레기 '둥둥'

박람회장 매각에 기업들 '시큰둥'...정부, 쇼핑몰 입점 검토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9.24 11: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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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수세계박람회장이 지난 4월 '여수엑스포해양공원'으로 이름을 바꿔 개장됐지만, 대부분의 전시시설이 폐장되고 사후활용을 위한 부지매각도 지지부진해 여수시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특히 재개장 이후 안팎의 혹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박람회 폐막 이후 예산과 인력이 줄어든 탓에 청소마저 안돼 해안가에는 쓰레기와 오물이 떠다니는 등 흉물이 되고 있다.

24일 정부와 여수박람회재단에 따르면 여수박람회장에 대한 1차 매각공고에 이어, 5년간 분할상환으로 조건을 완화해 2차 매각을 추진했지만 입찰 참여기업이 없어 사실상 무산됐다.

매각 대상부지는 한국관과 엑스포홀을 뺀 25만1001㎡의 부지이며, 매각 가격은 한국감정원 감정평가금액인 4831억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여수엑스포를 치르면서 선지급 예산 4846억원을 차입금 형식으로 지원했지만, 저가표가 남발되는 바람에 수익성 하락으로 1000억원만 상환받고 나머지 3846억원은 박람회부지를 매각해 걷어들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여수박람회장이 재개장됐지만, 볼거리는 부족하고 관리는 안돼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도 폐쇄돼 실망했다는 관람객이 많다. ⓒ여수 관광객 제공.  
여수박람회장이 재개장됐지만, 볼거리는 부족하고 관리는 안돼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도 폐쇄돼 실망했다는 관람객이 많다. ⓒ여수 관광객 제공.
박람회재단 측은 두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앞으로도 난망하다고 보고, 추후 박람회 부지를 쇼핑몰과 같은 상업시설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경우 여수박람회장을 세계적 수준의 복합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애초의 구상은 틀어지게 됐다.

정부는 이처럼 박람회 부지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전무함에 따라 매각방침을 걷어 들이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박람회장에 대한 쇼핑몰 등으로의 임대방안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키로 했다.

여수박람회재단 측 또한 박람회장에 1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박람회장이 무료입장이라는 점에서 사후활용을 염두에 둔 숫자 부풀리기 의혹도 지적된다.

여수엑스포는 순천정원박람회 기간에 맞춰 지난 4월20일 재개장됐지만 전시시설이 가동중인 곳은 한화 아쿠아리움과 빅오쇼, 스카이타워 등에 불과하다.

나머지 주제관과 한국관, 지자체관, 국제관, 해양생물관, 로봇관, 7개 기업관, 해양문명도시관, 기후환경관, 국제기구관, 해양베스트관 등은 철거됐거나 폐쇄됐다.

심지어 박람회장 시설물 곳곳에 2m 높이의 펜스가 설치돼 관람객들의 동선마저 가로막아 생동감과 운치가 떨어진 볼품없는 재개장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조차 일고 있다.

특히 엑스포가 끝나자 예산과 인력난을 이유로 박람회장 관리도 부실해 곳곳에 쓰레기가 굴러다니는가 하면 앞 바다에는 쓰레기가 떠다니고 비릿내도 풍겨 관람객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추석연휴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최미화씨(43·서울)는 "박람회장이 재개장한다고 해서 시간을 내서 일부러 여수.순천을 여행코스로 잡았는데, 박람회장이 너무 썰렁해 놀랐다"며 "관리도 안하는지 군데군데 쓰레기가 보였다"고 실망하기도 했다.
 
올초 출범한 여수박람회 재단에는 인건비와 시설관리비 등으로 한해 15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해수부가 예산을 얼마나 반영해 줄지도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