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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3GT, 상상초월 매력 덩어리

한번 주유 900km 투어링 세단 '최고'…특유 균형미와 한국적 정서 내포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9.17 14: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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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란투리스모는 BMW 3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과 기능성을 우지하면서 내·외부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차별화했다. Ⓒ BMW코리아  
그란투리스모는 BMW 3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과 기능성을 우지하면서 내·외부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차별화했다. Ⓒ BMW코리아

[프라임경제] 우리나라에서 길을 가다 마주치면 김·이·박씨 셋중 하나라는 말이 있다. 왕족의 성이며 좋은 성씨라는 인식하에 많은 이들이 조선후기 이러한 성들을 사들인 탓이다. 이는 요즘 자동차시장의 모양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입차 전성시대를 맞아 서울 중심에선 지나다 마주치면 BMW, 벤츠, 아우디 등이 태반이다. 특히 BMW의 모습은 지방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아 판매 1위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흔하기도 하지만, 그 만큼 '좋다'라는 말을 반증하는 것과 같다.

BMW는 지난 7월부터 실용성과 효율성 등을 강조한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GT)를 출시하며 성장세에 다시금 불을 댕기고 있다. 무작정 남들따라 좋다고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인기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시승코스는 서울도심을 출발해 대구를 돌아오는 장거리 코스다. 

자동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BMW의 뒷모습만으로 그 차의 모델과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그란투리스모는 특유의 투어링 스타일과 세단의 결합형 모델로 한눈에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3시리즈 GT의 경우 차체의 크기를 제외하고, 차별화되는 특이한 표시 없이 그란투리스모라는 라벨만이 후면에 부착돼 있어 5시리즈 GT보다는 작은데, 무슨차인지 지나는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BMW 3시리즈 GT가 주는 첫인상은 육중한 탱크 같은 모습이다. 앞모습은 여느 BMW와 같은 키드니 그릴이 정면에 부착됐으며, 중앙에 위치한 선명한 엠블럼은 BMW임을 명시하고 있다. 그 아래로는 안개등을 감싸않은 프론트 댐퍼가 달리기 위한 튜닝을 마친 듯 차별화된 개성을 가지고 있다. 헤드라이트는 기존과 같다.

사이드로 돌아서면 매끈한 루프 라인이 B필러와 만나며 그란투리스모, 쿠페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앞바퀴 뒤쪽에 위치한 사이드 스커틀과 프레임리스 도어 등은 스포티한 역동성을 느끼기 충분하다.

기존의 3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후면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공간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후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액티브 스포일러다. 가변식으로 작동되는 스포일러는 속도가 110km/h 넘으면 자동으로 펼쳐지고 70km/h 이하로 감속하면 닫힌다. 
전체적인 사이즈는 생각보다 크지도 않았으며, 5시리즈 GT와 같이 뚱뚱한 모습도 아니다. 3시리즈 GT의 경우 보기와 달리 트렁크가 높지도 않았으며, 열었을 때에도 성인남성의 눈높이를 가리키는 적당한 사이즈로 불편함이 없다. GT의 장점은 역시 넓은 트렁크 공간과 뒷좌석, 이에 걸맞은 균형미라 평가된다.

공간의 미학이랄까? 차량에 탑승하면 뒷좌석이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기존의 뉴 3시리즈 세단보다 110mm 길어진 것뿐인데 앉고 타기에도 불편함이 거의 없는 사이즈다. 시트 높이 또한 기존보다 59mm나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높아진 시트를 통해 기존보다 업그레이드된 시인성을 확보했으며, 레그룸도 72mm 넓어져 뒷좌석 공간에 여유를 줬다"고 설명했다.

휠베이스는 5시리즈와 불과 48mm 차이를 두고 있으며, 트렁크 용량은 520리터로 3시리즈 세단보다 40리터 넓어졌다.

시동을 걸었다. 이제는 디젤세단의 엔진음이 낯설지 않은 시대이지만, BMW 특유의 디젤 엔진음은 아직도 운전자를 설레게 한다. BMW는 독일의 수입차 중에서도 놀라둔 성능의 퍼포먼스, 딱딱한 차체와 서스펜션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BMW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3시리즈에 이어 3GT는 이를 더욱 한국화하는데 성공했다. 특유의 단단함이 많이 사라진 것은 물론, 조용하고 부드러운 안정감을 추구하는 한국적인 정서에 조금 더 다가선 모습이다.

향후 장거리 여행을 위한 세단이라면 3시리즈 GT를 떠올릴 것이다. 그 만큼 이차는 장거리 여행을 위해 특화됐다고 평가된다. 시승을 위해 서울에서 대구를 왕복하고 일대를 돌아 2박3일간 900km의 장시간을 운전하는 강행군을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운전에서 오는 피로감은 적었다.

또 트렁크 2개와 잡다한 꾸러미들까지 처음엔 짐들이 차에 다 들어갈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GT는 이를 충분히 소화하고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자랑했다. 이에 더해 900km구간을 한 차례도 주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3시리즈 GT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뉴 320d 그란 투리스모는 2.0리터 BMW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 184마력의 출력과 최대 토크 38.8kg·m의 힘을 낸다. 게다가 장거리 여행에도 부담 없는 경제적인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실현했다. 복합연비가 16.2km/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0g/km로 최고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제로백은 7.9초에 해당된다.

복합연비가 16.2km/L라고 해도 연비주행이라는 계념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면 복합연비가 실제연비로 환산되기란 불가능하다. BMW 3시리즈 GT의 57L 연료탱크에 복합연비 16.2km/L, 이론상 923km를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테스트주행에서 900km를 주행한 것만으로 GT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고 남는다. 효율성과 주행거리만으로도 장거리 여행에서 최고의 차로 불릴만 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BMW가 자부하는 최첨단 BMW 이피션트다이내믹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뉴 3시리즈 GT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됐으며,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과 에코프로 모드를 포함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시스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등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들이 총 집약돼 있다.      

성능과 효율성 두 가지는 국내 수입차 판매에서 가장 일순위로 꼽히는 덕목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뉴 320d GT의 가격은 54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