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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인피니티 G25 스마트, 오르막에서도 안정감 있게

경쟁차종 대비 확실한 메리트…시대 앞선 고성능 장점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9.17 14: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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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피니티가 국내시장에서 'G25 스마트' 모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강화를 위해 칼을 뽑았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는 구형모델이라는 점이 다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순 있지만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된 '가격'을 대폭 내린 만큼, 인피니티는 G25스마트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최근 국내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수입차 구매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20~30대의 올해 상반기 수입차 구매량이 총 1만9742대에 달하며, 전체 수입차 개인구매 고객 중 44.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이에 맞춰 수입차 브랜드들이 점차 3000만원대 차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젊은 층들의 성향과 맞물려 '수입차 구매량 증가'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출시된 인피니티 G25 스마트(이하 G25 스마트)는 시장 경쟁력에 있어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과연 G25 스마트가 어떠한 매력으로 구형 모델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특유 '럭셔리 스포츠 세단' 강렬한 이미지

코스는 일산 라페스타에서 출발해 △자유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거쳐 수원역을 왕복하는 총 130㎞에 해당하는 거리다.

   인피니티가 단점으로 지적됐던 가격을 대폭 내린 'G25 스마트'는 수입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한다. Ⓒ 한국닛산  
인피니티가 단점으로 지적됐던 가격을 대폭 내린 'G25 스마트'는 수입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한다. Ⓒ 한국닛산

G25는 지난 2011년 1월 국내 출시된 인피니티 최초 배기량 3000㏄ 이하 모델이다. 브랜드 특유 강한 힘과 부드러워진 주행성능으로, 그 해 3~4월 월 100대 이상의 판매기록을 달성하는 등 인피니티 볼륨 모델로 자리 잡았다.

G25 스마트는 이러한 G25 프리미엄 모델에 단순히 가격만 내린 차종으로, 외관은 기존 브랜드 특유의 잘빠진 전면부와 보닛으로 무장해 강력한 성능을 가진 '럭셔리 스포츠 세단' 이미지를 어필했다.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적재적소에 볼륨감을 주긴 했지만, 전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은 인피니티 특유 날카로운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특히 날카롭고 베일 듯 한 디자인은 남자에게는 더욱 야성적으로, 여성들에게는 섹시하게 만드는 마성을 선사하면서 또 다른 매력으로 꼽을 수도 있다.

동양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내부 인테리어는 외관과 일체감을 이루고 있다. 센터페시아를 기점으로 뻗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도어까지 깊게 연결돼 있어 통일성 있는 모습을 구현했으며, 젊은 취향에 맞게 실버 계열 플레이트를 사용해 세련된 느낌을 연출했다.

하지만 G25 스마트가 구형 모델인 탓인지, 고성능 차에 있어야 할 패들시프트가 장착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정숙성은 일본차답게 3000rpm 안쪽에서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였으며, 정차된 G25 스마트는 전기차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다만 3000rpm을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 및 풍절음이 동급 차종과 비교했을 때보다는 좀 큰 편.

G25에 장착된 2.5L V6 VQ25HR 엔진은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4800(kg·m/rpm)의 성능을 자랑한다. 가속 페달에 발을 갖다 대는 순간 미끄러지듯 앞으로 돌진하며,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 굉음과 함께 앞이 들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체가 가속하기 시작했다.

오르막 구간에서도 안정감 있게 150km/h 이상 고속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스포츠카로써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한 수동모드가 포함된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모든 속도에서의 빠른 응답성도 운전의 재미를 한 층 가미시켜준다.

◆경쟁차종 대비 만족도 급상승

문제는 G25 스마트가 구형 모델이라는 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모델들이 출시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G25 스마트는 2.6L V6 VQ25HR 엔진과 7단 변속기를 장착해 빠른 응답성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선사한다. = 전훈식 기자  
G25 스마트는 2.6L V6 VQ25HR 엔진과 7단 변속기를 장착해 빠른 응답성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선사한다. = 전훈식 기자

하지만 G25 스마트는 이러한 우려를 사전 계약과 동시에 잠재웠다. 지난 6월 사전계약 실시 후 10일 만에 100건의 계약이 성사됐으며, 7월 판매 이후 두 달 간 평균 2~3배 판매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는 기존 4340만원에서 3770만원으로 570만원 낮춘 가격 파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G25 스마트의 경쟁 모델은 중형 세그먼트와 3000만원대 차종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G25 스마트 재원은 △전장 4780㎜ △전폭 1775㎜ △전고 1450㎜ △축거 2850㎜ △엔진 V6 VQ25 △총배기량 2496cc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kg·m △복합연비 9.7㎞/L다.

국내에 들어오는 2000~2500cc 모델 중 인기 모델로는 BMW 320i, 메르세데스-벤츠 C250 등이 있다. BMW 320i는 △전장 4624㎜ △전폭 1811㎜ △전고 1429㎜ △축거 2810㎜이며, 벤츠 C250은 △전장 4635㎜ △전폭 1770㎜ △전고 1450㎜ △축거 2760㎜다. G25 스마트가 경쟁 차종 대비 가장 큰 전장을 가지고 있으며, 축거도 가장 길어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한다.

비슷한 배기량 기준으로 파워트레인을 비교하면 BMW 320i은 △총배기량 1997cc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6kg·m △복합연비 12.8㎞/L이며, 벤츠 C250은 △총배기량 2496cc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5kg·m △복합연비 10.1㎞/L다. 경쟁 차종 모두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연비 부분에서는 약 10% 이상 떨어지는 수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가격으로 비교할 경우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번 G25 스마트가 3770만원인 반면, 320i가 4530~5290만원, C250은 5550만원이다. 적게는 760만원에서 많게는 1780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지면서 가격적인 부분에서 확실한 메리트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3000만원대 모델 중 비교 가능한 차종은 벤츠 A클래스와 폭스바겐 파사트가 있다. 하지만 A클래스와는 비슷한 가격일지언정, 외형이나 파워트레인 부분에선 엄청난 차이가 난다.

따라서 G25 스마트는 파사트(△전장 4870㎜ △전폭 1835㎜ △전고 1485㎜ △축거 2803㎜ △배기량 2480cc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4.5kg·m △복합연비 10.3㎞/L)와 비교가 가능하지만, 폭스바겐의 대중 지향적인 이미지와 달리 인피니티의 경우 프리미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처럼 인피니티가 G25 스마트 가격을 대폭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인피니티는 지난해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면서 오는 2016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5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브랜드 확장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인기 모델인 G25를 가격인하를 통해 판매 상승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동안 높은 가격으로 인해 '고성능'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인피니티 G25 스마트가 이번에 진행한 과감한 가격 인하를 통해 가져올 수입차 시장의 변화에 적지 않은 기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