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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먼사태 5년, 은행계에 남은 것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9.16 17: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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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벌어진지도 벌써 5년이다. 미국의 금융혼란은 물론 국제경제를 냉각시킨 이 사건의 충격파는 아직 세계 곳곳에서 문제를 빚고 있다. 미국은 과감한 양적완화 조치로 위기를 벗어난 것처럼 일단 보이지만 실제 그 내실이 어떨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또 세계경제 전반에 미국 등 선진국의 조치가 미칠 부작용의 크기도 완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문제의 극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행복해 하거나 처리 방식에 만족을 표하는 것도 아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여전히 미국인들 사이에 은행가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입소스가 미국인 14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절반 이상은 미래에 또 다른 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미국 정부가 은행들을 위한 구제금융을 투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대답했다(반면 은행들을 위한 구제금융이 필요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53%는 금융위기를 촉발한 은행가들에 대해 처벌이 미진했다고 답변했다고 하니 은행계에 대한 이들의 불신 크기를 짐작할 만 하다.

저런 불신은, 꼭 바다 건너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늘날 바젤 III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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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여전히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에 미국 경제지의 '한국 치킨집' 문제 등 자영업 관련 이슈를 들여다 보면, 아직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건전한 상담역이기보다는 자신들을 위한 이기주의에 기울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들의 복지부동 경영패턴으로 대출영업이 힘들어지자 손쉬운 소호대출에 열을 올려 부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융기관'으로서 민간을 견인하고 늘 지도하는 숭고한 역할을 강요하기엔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건전한 '파트롱'으로서의 역할은 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