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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동 예탁원 사장 "임기 완주 포기이유는?"

후임수장 윤곽 흐릿…새정부 금융공기업 인선도 아직 답보상태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9.13 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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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하면서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김 사장은 임기 완주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었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김경동 사장은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냈다. 예탁결제원 측은 "김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퇴를 표명했다"고 표면상 이유를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 마지막 MB맨이었던 김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소식에 이를 둘러싼 말들이 무성히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경남(PK) 출신인 김 사장은 경남 함안에서 태생으로 마산상고를 졸업했다. 이런 까닭에 그동안 MB맨으로 분류됐으며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설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더구나 지난 정권에서 낙하산으로 임명된 금융공기업 사장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하자 김 사장의 교체설에도 힘이 실렸었다.

◆거래소·코스콤 수장 이어 결국…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수장이 임기 만료 전 자리를 떠났다.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5월 "그동안 거래소에서의 소임을 다했고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이사장직의 사의를 표명한다"는 사의를 전하며 업무를 마감했다.

   김경동 사장은 기간 남은 1여년의 임기를 완주하겠다고 밝히고 금 예탁결제업무, 기관결제 및 대차·리포거래에 대한 청산업 인가 등 신규 업무도 준비하고 있었다. ⓒ 한국예탁결제원  
김경동 사장은 남은 1여년의 임기를 완주하겠다고 밝히고 금 예탁결제업무 등 신규 업무도 준비해왔다. ⓒ 한국예탁결제원
노조와 극심한 갈등으로 불협화음을 냈던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도 과거 정부인물이라는 부담과 함께 공개석상에서 "(노조가) 국회의원 나부랭이들을 동원한다"고 노조위원장을 비난하는 막말 논란을 일으키며 6월 스스로 떠나갔다. 당시 우 전 사장은 사의 표명과 관련 "새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와 맞물려 조용한 행보를 지속했던 김경동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도 새정부의 공기업 인선에 따른 외부 압박 때문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그간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기업 인선이 지지부진하자 김경동 사장이 MB맨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1여년의 임기를 채우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의 기관장 평가에서 김 사장은 'B등급'을 받으며 비교적 선전했고 최근 노조와의 갈등도 완만히 해결한 상태였다.

◆6개월 답보 인선 임박 '신호탄'

박근혜 출범 이후 차기 공기업 사장을 둘러싼 하마평은 무성했으나 인선은 6개월째 답보 상태다. 청와대는 공공기관장 낙점과 관련해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라며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기관장 인선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새정부 인사와 관련, 관치 논란으로 안팎 여론이 흉흉해졌고 이에 청와대는 인사검증시스템을 전면 개편했었다. 인사위원회가 추천하던 3배수 후보군을 6배로 넓히고 장관도 참여토록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공모를 통해 후보를 받고 서류전형 심사를 마쳤으며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차기 이사장에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등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코스콤도 조만간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예탁결제원도 김 사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수리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사장 모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김 사장이 임기 마무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던 만큼 차기 사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은 아직까지는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