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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석동마을 "염소농장 배설물 오염에 죽겠다" 진정서

1년간 시위해도 갈등 풀지못해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9.13 13: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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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석동마을 주민들이 상류에 방목된 흑염소농장에서 배출되는 배설물과 분비물로 인해 계곡물이 폐수가 되고 있다며 1년간 대책을 호소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순천시는 뾰족한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갈등이 여전하다.

주민들은 급기야 조충훈 순천시장을 상대로 10개항의 요구사항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강도높은 시위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석동마을 주민 100여명은 지난주에도 순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열어 "염소농장 주인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순천시장은 각성해야 한다"며 "순천시는 목장용지 허가를 당장 취소하지 않을 경우 조충훈 시장 낙선운동도 펴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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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승주읍 석동마을 주민들이 흑염소 농장으로 인한 수질오염 등의 피해를 호소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오죽했으면 농사일도 팽개치고 농성을 하고 있겠느냐"며 각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 박대성기자

염소농장주 박모씨(63)가 운영하는 이 농장은 18개필지에 40만㎡(12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농장으로, 염소 500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박씨는 광양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지역 유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씨는 광양출신임에도 순천에 부동산을 구입해 말년을 흑염소 농장일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염소농장이 들어선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수년째 농작물이 훼손되고 있고, 염소 배설물로 인해 식수원이 오염되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했다.

주민들은 염소소변으로 인한 오염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오염정도가 농후한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13ppm으로 나왔다고 피해정도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순천시는 두 군데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불과 기준치 이내인 0.4ppm과 0.5으로 나왔다며 기준치 이내라고 반박, 시료채취 시점 등에서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석동마을 주민들의 10개항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상사호 상류 석동마을 축산시설로 인한 수질오염 대책마련 △국가적인 산림녹화 사업으로 조성된 편백나무숲 산림훼손 원상복구 △산림녹화사업에 동원된 석동주민 노동력 착취에 대한 합당한 보상 △무단벌채된 편백 1500주에 대한 국가의 주민권익분배 약속이행 △흑염소 박씨의 행정심판 청구에 대한 순천시의 답변서 공개 등이다.
 
또  △시립묘지 침범, 불법 울타리 설치, 불법도로 개설 등의 범법행위 박씨에 대한 사법처리 △대집행, 복구설계서 공개 △철거 및 복구상황조사 공개요구 △주민모욕, 폭언, 폭행,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부당행위 공무원 징계요구 △조작된 주민확인서로 재결된 목장용지 허가 취소 등도 요구했다.

박광의(52) 주민대책위원장은 "농장 울타리를 넘어온 염소들이 밤나무 400여주를 훼손해 지난 수년 동안 주민들이 당한 피해액이 3억여원에 달한다"며 "순천시는 농장주 박씨 한 사람을 위한 행정이 아닌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순천시 행정을 거듭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불법 울타리를 철거하고 나무를 심도록 지도하는 등 보완을 요구했지만, 목장용지 취소 등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