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회적기업 탐방 49] 전통·현대 포괄적 재해석 '마인드디자인'

전통 아름다움·활용성 겸비한 주얼리…문화·상품기획도 '척척'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9.13 11:28:1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자본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첫 해 연매출 1억5000만원, 다시 이로부터 1년 후 연매출 10억원을 바라보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그 바탕에 전통문화 특히 불교가 자리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불교의 상징인 만자와 염주를 악세사리로 탄생시키고,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칠석을 이벤트화하는데 성공했다.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 확산과 진정한 한류문화 발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마인드디자인' 안유선 부대표를 만나봤다.

마인드디자인은 창업한지 이제 3년차 새내기 기업이지만 사회적기업과 인연이 깊다. 2011년 창업에 앞서 2010년 서울시 희망제작소 청년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참가했고, 창업 2년차인 2012년에는 사단법인 씨즈 청년등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그리고 올해 6월 문화재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되면서 명실상부한 사회적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불교 바탕으로 주얼리 제작

마인드디자인의 주요 사업은 주얼리 제작이다. 마인드디자인이 제작한 목걸이, 귀걸이, 팔찌에는 전통이 살아있다. 특히 옛것 중에서도 '불교'를 바탕으로 한다. '마음을 디자인한다'는 슬로건으로 전통의 아름다움과 활용성을 겸비한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인 것.이 가운데 염주를 악세사리화한 '생각하는 구슬'은 종교적 색깔을 감하고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전통과 불교를 바탕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악세사리를 만들어낸 마인드디자인 안유선 부대표. = 임혜현 기자  
전통과 불교를 바탕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악세사리를 만들어낸 마인드디자인 안유선 부대표. = 임혜현 기자
이와 관련 안유선 부대표는 "전통문화 중 70%가 불교와 연관돼 있고, 마인드디자인 대표가 불교미술을 전공했다. 불교와 전통을 함께 담고 있지만 종교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까봐 제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고 디자인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부대표는 "기본 팬던트는 우리 아이디어로 제작했는데 사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사찰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문화재를 활용해 디자인해 납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인드디자인의 창업멤버는 3명이다. 대학 시절 만나 해외유학과 배낭여행을 함께 한 세 사람은 그때마다 '왜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가 없을까' '과거부터 지금까지 즐길 수 있는 문화는 없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해왔다.

한국에 돌아와 창업을 계획하면서 안 부대표를 포함한 3인의 창업 멤버는 불교 악세사리로 사업을 시작했고, 불교문화를 포함한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사업의 근간으로 삼았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도 하나의 전통으로 보고 '칠석데이'라는 축제를 진행하면서 문화재청에 도움을 요청,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후 문화재청 측에서 사회적기업 신청을 권했다는 부연이다.

칠석데이는 마인드디자인이 매년 진행하는 정기사업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전통문화 상품은 너무 고가거나 질 낮은 저렴한 상품으로 양분돼 있었다. 활용도 높은 상품 제작과 쉽고 재미있는 행사기획은 마인드디자인의 숙제와도 같았다. 결국 마인드디자인은 발렌타인데이에서 착안한 칠석데이를 탄생시켰고, 커플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안 부대표는 "문화재형 사회적기업인 만큼 앞으로 문화재를 활용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젊은이들이 쉽게 찾지 않는 탑골공원도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고, 한옥캠프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과 MOU체결…사회공헌도 '톡톡'

마인드디자인은 사회적기업의 특징 중 하나인 사회공헌활동과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이라는 국제 NGO(비정부기구) 단체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봉사단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캄보디아 아트센터 건립에 필요한 재능기부 활동과 함께 단청을 활용한 여러 문양 패턴을 개발해 공공디자인으로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마인드 디자인의 대표 악세사리 '비움' 팬턴트 반지(윗줄 왼쪽)와 '불교의 염주를 재해석한 '생각하는 구슬'(아래). ⓒ 마인드디자인  
마인드 디자인의 대표 악세사리 '비움' 팬턴트 반지(윗줄 왼쪽)와 '불교의 염주를 재해석한 '생각하는 구슬'(아래). ⓒ 마인드디자인

캄보디아 아트센터 지원을 진행하면서 또 다른 꿈도 생겼다. 외국 여러나라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문화의 즐길거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마인드디자인은 한국 전통문화의 경제적 활용방안을 모색, 자리를 잡은 뒤 이 사례로 해외에 진출해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주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가장 단기적인 목표는 단청의 브랜드화다. 우리나라의 전통 문양을 활용해 의류, 가방, 파우치 등 실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개발하고 브랜드화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이제 막 시작단계인 만큼 젊은 사람들이 전통문화에 대해 친근하게 생각하고 재미는 느낄 수 있도록 참여 가능한 다양한 행사를 만드는 것도 향후 3년간 집중해서 진행할 과제다.

그런가 하면 마인드디자인은 새내기 기업치고 성장이 제법 빠르다. 3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억5000만원을 달성했고, 올해 직원을 7명으로 늘린 뒤 상반기 매출만 4억8000만원에 이른다. 안 부대표는 하반기가 지나면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불교시장에 젊은 사업파트너가 없다보니 희소성이 인정됐고, 정기적인 상품 수익과 고정적인 불교행사 기획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말도 보탰다.

마지막으로 청년창업과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기업에 당부의 말을 부탁했다.

   창업 멤버 3명으로 시작한 마인드디자인은 현재 서울 중구 조그만 사무실에서 7명의 직원이 전통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창업 멤버 3명으로 시작한 마인드디자인은 현재 서울 중구 조그만 사무실에서 7명의 직원이 전통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안 부대표는 "국가사업비를 받다보니 생길 수 있는 복잡한 서류처리 절차와 정부기관 개입에 대한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전문컨설팅을 받고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것은 이후 사업을 구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뗐다.

이어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을 지향하면서 사업을 꾸렸고, 자립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고정비와 인건비를 자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었다"며 "사회적기업의 장점은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행사나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정부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진행하는 행사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는 데 있다"고 말을 더했다.

전통문화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확립하고, 다양한 전통문화 콘텐츠 확산이 '꿈'이라는 마인드디자인. 젊은 도전정신으로 신 시장을 개척한 마인드디자인이 훗날 사회적기업의 전통으로 기억되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