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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은 전남개발공사 "이건 아니잖아"

지방 공기업 사장 인터뷰 별따기...폐쇄적 조직 운영 '도마위'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9.12 0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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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개발공사 건물 앞에 배치된 주정차금지 바리케이트. 전승현 사장의 차량 주정차를 위해 이곳을 통제하고 있다. =장철호 기자.  
전남개발공사 건물 앞에 배치된 주정차금지 바리케이트. 사장 차량을 주정차하기 위해 이곳을 통제하고 있다. =장철호 기자

[프라임경제] 전남개발공사의 높은 문턱이 민원인들의 입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초 취임한 전승현 사장의 인터뷰 일정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렵고, 민원인을 과도하게 통제해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본지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전남개발공사의 개혁 방향에 대해 듣기 위해 신임 전승현 사장의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검찰에서 빛가람도시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초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인터뷰 요청 후 두 달 여가 지난 상황이어서 이같은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전 사장은 토목직 출신으로 전남도 건설방재국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업무상 바쁘다는 핑계 보다는 홍보담당자의 관심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전남개발공사. 안내실에 걸린 '고객의 소리! 마음까지 듣겠습니다' 라는 벽걸이 문구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스탠드 안내문. =장철호 기자.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전남개발공사. 안내실에 걸린 '고객의 소리! 마음까지 듣겠습니다' 라는 벽면 표어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스탠드 안내문이 대조를 이룬다. =장철호 기자.

또 전남개발공사의 폐쇄적인 조직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남개발공사 안내실에는 '고객의 소리! 마음까지 듣겠습니다'라는 표어가 걸려있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민원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데다 공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남개발공사는 이 같은 방침과 정반대로 민원인들이 사무실 출입을 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직원 외 출입을 제안하고, 안내실 옆 미팅룸에서 선별적으로 민원인과 만나도록 해 고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 안내실 앞에는 '직원 외 출입을 정중히 제한합니다. 용무가 있으신 분은 고객 안내실에서 직원을 호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민원인들을 주눅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전남개발공사 앞 주정차 금지 바리케이트는 60~70년대 군사독재의 잔재를 연상케하고 있다. 개발공사 건물 앞 황색선에는 4~5개의 주정차금지 바리케이트가 임의 설치됐다. 건물 관리자는 "전남개발공사 사장 차량을 주정차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밝혔다. 

A언론사 취재기자는 "전남도체육회 사무처장 시절 전 사장을 만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사장이 되신 뒤로는 공식 인터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민원인 B씨는 "민원인들의 방문이 잦은 공기업에서 출입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시대흐름에 맞지 않다"면서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대화 할 수 있도록 해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전승현 사장 취임 후 많은 일이 발생해 미처 인터뷰 일정을 잡지 못했다"면서 "민원인을 미팅룸에서 만나도록 한 것은 CS차원이며, 옛 청사 시절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 사장 취임 후 관광본부를 없애고, 남악골프연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해 고강도 경영쇄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