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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주도 어판장은 日 방사능 이슈에 '고사 직전'

조류 흐름상 5~6년 뒤에야 방사능 국내 도달 가능 "국내산, 가장 안전하다"

제주=전지현 기자 기자  2013.09.08 13: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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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지난 5일 오전 5시 제주도 제주시 제주항 어판장. 새벽 내 근교 수해에서 낚아 올린 고기잡이배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준비태세를 마치고 배를 기다리던 어민들은 이곳에 들여온 갈치들을 회색 콘크리트 바닥에 깔린 330㎡여 규모 공간의 경매장소로 옮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추자도 및 10㎞ 떨어진 제주해협에서 잡아온 갈치 및 조기, 고등어 10㎏들이 플라스틱 상자들은 차례로 중매인들의 손에 넘겨졌다. 이날의 갈치, 조기 낙찰가는 각각 5~6만원, 10만3000원~11만4000원선. 지난해 서귀포 수협의 냉동갈치(33미/10kg) 산지경매가가 14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성복 제주시 수협중도매인 협의회 회장은 "수산물 세트 판매가 3분의 1로 줄었다. 연중 수산물 판매 성수기는 추석인데, 지금까지 매출은 6000억원정도"라며 "지난해 선물세트용 판매가 2억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이상 줄었다"며 한숨지었다.

   ⓒ 프라임경제  
지난 5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항 수협 경매장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국내 수산물 어업에 비상이 걸렸다. 수온상승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에 더해 최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소비자 우려가 확산되며 수산물 판매가 줄어들자 한국 수산업이 치명상을 입고 있다.

이마트가 8월 수산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일본과 가까운 동해나 남해 지역에서 잡히는 갈치, 고등어, 명태 등 수산물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0% 이상 줄었다. 갈치의 경우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매출이 10.5% 가량 증가했지만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이슈가 된 8월 들어 3.1% 가량 감소하더니 9월(~3일) 들어 35.6% 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지난 6일 후쿠시마 주변 8개 현(縣)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특별조치를 결정, 지금까지 후쿠시마 주변 8개현 50개 수산물에 대해서만 금지해오던 수입을 방사능 오염과 상관없이 전면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으나 상황은 아직 녹록치 않다.

이성복 협의회 회장은 "조류 흐름상 일본 방사능은 알레스카로 가기 때문에 한국 해협이 가장 안전지대에 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 홍보 등이 미흡해 어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에서 국내산 수산물 안전 홍보 앞장서야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흘러간 방사능이 한 바퀴 흘러 국내 해협에 돌아오는 시간이 약 4~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동쪽 해류는 필리핀에서 일본 쪽으로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와 일본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오야시오 해류가 있다. 이 두 해류가 만나 태평양쪽으로 흐르는 북태평양 해류가 되는데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간 이 해류가 적도 북쪽을 흐르는 북적도 해류가 돼 다시 필리핀으로 흘러 쿠로시오 해류가 되기 때문이다.

   ⓒ 프라임경제  
지난 5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항 수협 경매장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의 갈치 낙찰가는 10만3000원~11만4000원선. 지난해 서귀포 수협의 냉동갈치(33미/10kg) 산지경매가가 14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량 하락한 수준을 보였다. ⓒ 프라임경제
이 같은 이유로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품질인증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이미 존폐 위기에 선 어민들의 생존을 위해 이미 두팔을 걷어붙인지 오래다.

현재 제주도청 해양연구원 수산부서에서는 품질검사원이 일주일에 한번씩 품질검사에 나서 안전성 여부와 관련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도청에서 안전함을 인증하는 검증제도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29일에는 우근민 제주지사가 직접 나서 미국 뉴욕 및 뉴저지 소재 H마트 12개 지점에서 제주상품 상설코너 개설을 위한 판촉행사를 벌였고, 지난 6월에는 판로 확대를 위해 이마트와 제주산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성도 제주특별자치도 수출진층본부 본부장은 "해외 판촉행사를 통해 미국 자연산 광어가 파운드당 9.99달러였던 것에 반해 제주광어가 14.99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아 선호도가 높았던 것을 확인했다"며 "제주광어 인기가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일본 방사능 유출 이슈로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침을 더욱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