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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정원, 이석기가 '미워도 다시 한 번'

정수지 기자 기자  2013.09.05 18: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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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이 채 마무리 되기도 전에 또 하나의 '대박 사건'이 터졌다. 현재 TV나 신문 각종 언론 매체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는 '이석기 내란'이다. 

국정원이 주장하고 있는 '이석기 내란'은 이석기 의원 등 소위 '좌파주의자'로 알려진, 통합진보당 관련자 등이 일명 '혁명 조직(Revolution Organization)'을 만들어 현대판 매국 단체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의원 등 통진당 관계자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발뺌했지만 지난달 30일 국정원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한다" 발언이 드러났다고 하니 경악할 노릇이다. 이를 두고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농담'이었다는 임기웅변을 내놓았지만 이석기 의원 압수수색,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을 순 없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이석기 내란을 풀었는가'에 대한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국정원이 갑자기 '이석기 내란'을 터트린 이유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관련해 서울 광장의 촛불을 묵살하려는 의도와 더 이상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비난을 '이석기 카드'로 막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것이다. 
 
국정원이 주장하고 있는 '내란'이란 단어도 그렇다. 형법 제87조의 '내란'의 정의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행위'이다. 그런데 'RO'를 두고 내란이라며 미리 단정짓고 몰아가기엔 혁명 조직의 단계나, 준비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걸린다.
 
이 중대한 사건을 두고 통진당은 '유신의 부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물타기'라며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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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체포동의안 가결로 한껏 힘이 실린 국정원의 일반적인 권력 남용이 아니냐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검찰의 허점이 이 사건을 정치적 논란으로 변질시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엄정하게 수사와 법리 적용을 해서 검찰이나 법원으로부터 그야말로 담백하다는 평을 들을 일솜씨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런 어려운 시국일수록 냉정하고 객관적인 국정원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