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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진단 환자 7명중 1명 '변비' 겪어

대한대장항문학회, 대장암-변비 연관관계 조사결과 발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9.04 15: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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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진국 병'에 속하는 대장암 발병률이 국내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익숙해서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변비가 대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광호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 대한대장항문학회  
김광호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지난 3년간 전국 24개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1만7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장암 발견 전 대장 관련 증상의 변화 유무를 조사한 결과, 7명 중 1명이 변비 증상을 경험했다고 4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환자 1만7415명 중 대장암 진단 전에 대장 관련 증상 변화를 경험한 환자는 1만1085명(63.7%)이었으며, 그중 23.5%는 변비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여성 및 고령의 대장암 환자일수록 주요한 증상 변화로 변비를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여성 환자 4268명 중 24.1%(1114명)에서 변비 증상을 보여 전체 남성 환자 중 같은 증상을 보인 비중(23.2%)보다 다소 높았다. 60세 이상의 환자(24.2%)도 60세 이하 환자(22.6%)보다 변비 증상을 호소한 비중이 높았다.

이와 더불어, 대장암 진단 병기별(1~4기)로 증상 변화의 경험 여부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병기가 높을수록 변비 증상을 경험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발견 시 1기 이상의 병기를 가졌고, 대장 관련 증상 변화를 경험한 환자는 총 1만831명이었다. 이중 1기가 17.5%, 2기가 21,1%, 3기 26.1%, 4기 29.4%로 병기가 높을수록 변비 증상을 경험한 비율이 증가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가 대장암 중 직장암 환자 4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밝혀졌다. 클리브랜드크리닉 변비진단표(CCSS)를 이용해 직장암 환자의 변비 정도를 측정한 결과, 병기가 높을수록 CCSS 점수가 높았으며 4기의 경우 심한 CCSS 수치가 8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변비가 심할수록 직장암 발병 후 생존율이 낮았다.
 
이우용 대한대장항문학회 섭외홍보위원장(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은 "스트레스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대장암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암 사망률 중 3위지만 이대로라면 2017년에는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섭외홍보위원장은 "변비가 대장암의 위험요인인지에 대해 학계의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학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변비 증상 유무 등을 다각도로 살펴봄으로써 대장암과 변비의 연관관계를 알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장암 조기진단과 예방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캠페인 일환으로 서울 경기지역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무료 검진사업을 진행했으며, 9월 한달간 전국 60여개 병원에서 대장암 무료 건강강좌와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광호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은 "국내 대장암 수술 후 생존율은 꾸준히 증가해 미국, 유럽 등 서구국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기검진이 중요하다"며 "대한대장학문학회 권고안에 따라 50세 이상이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하며, 특히 변비가 심한 60세 이상 성인이라면 반드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