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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금융 톧아보기⑥] '화폐의 자기증식은 부당' 이슬람금융상품의 종류

"상품·금융거래엔 반드시 '실물' 동반돼야"

전지현 기자 기자  2013.09.03 14: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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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슬람금융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거래시 이자 및 이자로 판단되는 모든 종류의 추가적 이익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샤리아에서는 화폐의 증식을 의미하는 이자를 부당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상품 및 금융거래는 반드시 실물이 동반돼야 한다. 이슬람자금을 제공하는 이슬람은행은 사업자 파트너로서 사업 수익을 배분 받는다. 즉, 이슬람금융은 투자자에게 이자를 주는 대신 △실물자산의 매매 △리스계약에 따른 수수료 △사업투자를 통한 손익분배 방식을 이용해 대가를 지불한다. 따라서 사업수행결과 손실이 발생하면 자금제공자가 모두 책임지고 사업주체는 대가를 받지 못할 뿐, 손실에 대한 책임까지 지진 않는다. 이렇듯 알고 보면 '1+1은 2'라는 원칙을 지닌 정직한 이슬람금융. 대표 이슬람금융 상품에 대해 살펴봤다.

◆대표적 통용, 소비자금융 '무라바하'와 채권 '수쿠크'

이슬람금융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상품으로는 소비자금융 일종인 무라바하(Murabahah)가 있다. 금융기관이 고객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고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약정 수익을 덧붙여 고객에게 재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다.

무라바하는 이슬람금융기관이 부동산이나 물건 등 실물자산을 구매하려는 매수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매도인에게 지급한 후, 매수인으로부터 원금과 비용을 상환 받는다. 주로 단기적인 운전자금 용도로 사용되며 매매 물건 자체가 담보로서 효력이 있어 위험이 적고 이익 회수가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다라바는 고객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위험이 적고 이익 회수가 신속하다. ⓒ 프라임경제  
무다라바는 고객 보유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위험이 적고 이익 회수가 신속하다. ⓒ 프라임경제

무라바하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상품은 이슬람채권으로 잘 알려진 수쿠크. 이 채권은 투자자에게 이자 대신 배당금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하고, 만기 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원금을 상환한다. 지난 2001년 도입된 수쿠크는 무다라바, 무라바하 등 이슬람 금융계약을 기반으로 한 채권 형태 금융상품이다.

일반 채권과 비교하면 기능은 유사하지만 투자자에게 확정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투자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채권 보유자에게 지급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이 같은 원리는 사실상 샤리아에 의해 이자는 금지됐으나, 부동산 투자나 자산임대와 같이 실물이 있는 거래에서 발생된 이익은 허용한다는 논리에 의해 탄생했다. 때문에 실제 운영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리스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2007년까지 주로 민간부문에서 발행해왔던 수쿠크는 2008년 이후 정부 및 준정부기관의 발행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최대 수쿠크 발행국은 말레이시아. 2002년 처음으로 수쿠크를 발행한 말레이시아는 2012년, 10년 만에 세계 최대 수쿠크 발행국이 됐다.

◆투자방식 '무다라바'와 '무샤라카' vs 상품방식 '이자라'와 '이스티스타'

이슬람금융은 상품거래형태로 무라바하, 이스티스나, 이자라, 투자형태로는 무다라바, 무샤라카로 구분된다. 또 이를 응용한 형태의 금융거래로 보험과 유사한 타카풀, 금융투자상품으로 수쿠크 등이 있다.

   수쿠크는 투자자에게 이자가 아닌 투자수익을 지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프라임경제  
수쿠크는 투자자에게 이자가 아닌 투자수익을 지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프라임경제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출자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고, 수익 또는 손실을 지분율에 따라 배분하는 무샤라카(Musharakah)는 이슬람금융기관과 사업자가 공동으로 출자와 경영을 하고, 사전계약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을 분배한다.

이슬람금융기관이 직접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이 특징이며 통상 손실은 출자 비율에 따라 부담한다. 그러나 이익은 사전계약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나눈다. 차등 이익 배분 방식으로 구조조정 및 장기 인프라 개발 자금 동원 등에 적합한 금융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전통금융의 투자신탁과 유사한 구조의 무다라바(Mudarabah)와 무샤라카의 큰 차이점은 둘 다 투자자와 사업자가 자본을 함께 출자하지만 투자자가 경영에 참여할 권리의 유무가 다르다는 점이다.

무다라바는 자금 제공 투자자가 이슬람금융기관을 통해 특정사업에 참여하는 반면 경영을 제공하는 기업가는 이를 운영해 수익이 발생할 경우 사전에 약정한 이익배분율에 따라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자본을 제공하는 투자자는 자본만을 제공하고 사업가는 경영만을 담당하며 사업결과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의 손실은 전적으로 투자자만 부담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다수의 사업장에 분산 투자하게 되고 경영 참가권은 없는 구조가 된다.

상품거래방식으로 운용되는 이자라(Ijarah)는 리스판매방식으로 볼 수 있다. 기계류, 건물 등 비교적 대규모 금융이 필요한 경우 이슬람금융기관이 설비나 건물 등을 구입, 사용권을 수요자에게 이전한다. 금융기관은 리스기간동안 사용료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이스티스타(Istisna) 매수자가 제작을 요청하는 물품에 대해 이슬람금융 기관이 생산을 위한 제작자금을 생산자에게 대부하고 물품의 제작이 완료되면 이슬람금융기관이 이를 인수해 매수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보험형상품 '타카풀'과 펀드형 상품 '이슬람펀드'

보험형 상품인 타카풀은 계약자들 간 상호부조방식으로 조성한 자금에 대해 보험회사가 사고 시 보험금 지급하고 운용수익 배분 등 관리·투자하면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최대 수쿠크 발행국으로 2010년 기준 전체 77.7%를 발행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말레이시아는 현재 최대 수쿠크 발행국으로 2010년 기준 전체 77.7%를 발행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그러나 이슬람에서 보험 산업은 보험의 일반적인 특징인 불확실성, 이자 등과 같은 요소로 인해 발전하지 못했다. 샤리아는 소액의 보험료 납입으로 고액 보상금을 받는 것을 일종의 투기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일반보험을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1985년 피크아카데미에서 상호 협조 원칙과 이슬람법을 준수해 기본에 근거한 이슬람 보험을 허용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이후 이슬람 생명보험 상품과 이슬람 손해보험 상품이 개발됐다. 글로벌 타카풀시장 규모는 2010년 말 기준 91억5000만 달러수준으로 2004년 이후 연평균 20~30%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슬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펀딩자금을 샤리아에 위배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운영 수익 또는 손실을 사전 약정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현재 이슬람펀드는 2010년 상반기 기준 530억 달러며 펀드수 역시 20%이상 증가, 약 760여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가 35%로 가장 비중이 높고 채권, 단기금융상품 각각 14%, 원자재 12%, 부동산 7% 등으로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