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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A 13개국에 희망 심는 우정 장학금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8.30 15: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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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정적 어려움이 지능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29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부채, 저소득 등 재정적 빈곤을 겪는 사람들은 뇌에 악영향을 주고 아이큐가 일시적으로 낮아진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미국 시민들과 인도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큰 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저소득 미국인들은 실험 전보다 IQ가 상당히 떨어졌고, 이에 반해 부유한 미국인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걱정거리가 해소되면 저소득층의 아이큐는 다시 이전 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또다른 분석은 인도 사탕수수 농부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연구팀은 수확철 한 달 후와 돈을 다 쓰고 난 수확전 시기를 비교 검사한 결과 농부들의 아이큐는 두 기간 동안 최대 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는 돈이 없는 사람은 머리도 나쁘다고 요약할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걱정거리를 안기면 제대로 능력 발휘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한 전체 그림에 가까울 것 같다. 실제로 연구팀의 센딜 물라이나단 교수는 이에 대해 마치 컴퓨터가 여러 업무를 수행하면 무리가 돼 속도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진다는 속설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라 씁쓸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A-A지역 즉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에 장학금을 주는 한국의 민간 건설기업 이야기가 겹쳐 떠올랐다.

부영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우정재단에서 올해는 A-A지역 국가 중에서 총 13개국으로 규모를 확대해 젊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냉전시대의 한켠에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들은 자체적으로 뭉쳐 제3의 목소리를 내면서 위상을 제고하기도 했지만(이른바 A-A会議가 유명함), 이후 세계가 철저한 자본주의 틀로 재편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그저 별 볼 일 없는 저개발 경제국 정도로 평가절하됐다. 원래 빈곤국에 머물거나, 이머징마켓의 하나로 성장을 하려 고군분투하다가 취약한 구조 약점을 공략당해 외환위기 등에 내몰린 나라들도 있다.

글로벌경제가 다시 선진국 중심으로 재편되느니 여러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13개국이 장래에 경제교류의 협력 대상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더욱이 부존자원이 없다시피 하고 소규모 개방경제라 다른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 없이 홀로 번영할 수 없는 우리로서는 어느 한 나라도 소홀히 대할 수 없다. 지난 정권에서 '자원 외교' 등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세몰이에 나서기도 했지만, 정말 미래를 내다본 자원 외교라면 MB식으로 해서는 실제로 이룰 일이 없다고 봐야 옳다.

아무리 가난한 국가인들, 세계의 어떤 나라가 자신을 그저 필요한 자원을 끌어다 쓸 곳 정도로 바라보는, 더욱이 그런 천박한 생각을 훤히 드러내는 파트너국을 좋아하고 친구로 생각하겠는가? 반대로, 자신들이 어려울 때 희망과 비전을 공유하는 씨앗을 미리 뿌려 둔다면, 당장은 몰라도, 장차 이런 노력은 먼 미래에 한국에 큰 호의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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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자'의 말 중에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평생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고 한다. 부영그룹의 우정재단에서 평생의 계획으로 멀리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사람을 심고 있다. 이런 민간외교가 후에 A-A 지역에서 어떤 한류로 나타날지 기대된다. 정부도 제대로 못했던 일을 일개 민간인과 재단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