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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45명 '섬마을 고3생', KBS 골든벨 울리다

배타고 1시간 여수 여남고 진성일군 두각...금오도 비렁길 관광지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8.27 13: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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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전남 여수에는 '비렁길(비탈길의 사투리)'이 있다.

그 비렁길로 유명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 여남고에서 KBS 1TV 인기 퀴즈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 주인공이 탄생해 화제다. 여남고는 여수시내에서 배타고 1시간을 남쪽으로 가야하는 곳으로 전교생 45명의 미니 고교이다.

27일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금오도 여남고 교정에서 녹화 촬영된 KBS1 도전 골든벨에서 진성일(19) 군이 우승, 골든벨 95번째 주인공에 등극했다.

진 군이 50번째 마지막 문제를 맞히고 골든벨을 울린 순간, 쏟아지는 갈채와 환호로 섬 전체가 떠나갈 듯 했다.

전교생 45명에 불과한 여남고 내에서도 진군은 학업실력이 출중해 이번 골든벨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담임교사 한경호씨는 "서울대 심리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성일 군이 평소 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골든벨 마지막 문제가 마침 이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돼 다행히 풀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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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 우승을 차지한 여수 여남고 진성일 군. ⓒ여수시 제공.
 
 
남면 우학리 우실마을 진영민씨(56)와 최점자(53)씨 사이에서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진 군은 뭍으로 유학가지 않고 여남초, 여남중, 여남고를 내리 졸업하게 된다.

아버지 진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시내 학교 진학은 꿈도 못 꿨고 뒷바라지조차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막내아들에게 늘 미안했다"면서 "이번 기회가 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특집으로 녹화된 이날 프로그램은 행사에 참여한 재학생과 주민, 학교 관계자, 출향 인사 모임인 다도회 회원 등 450여명이 열띤 응원전을 펼쳐 축제의 한마당이 됐다.

이날 녹화에 앞서 학교 동문들을 대상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금오도의 유일한 택시기사 강기천 씨의 비렁길 소개와 최영규 두모리 이장의 금오도 특산품 방풍 소개와 동문들의 모교 자랑 등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최후의 1인으로 남은 진 군을 응원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들이 그룹 시크릿의 'Yoo Hoo'에 맞춰 안무를 연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했다.

여수시 남면 김용우 면장은 "골든벨 주인공이 남면에서 탄생해 매우 기쁘고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여수와 금오도를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는 문제가 출전됐고 이와 관련된 인터뷰를 실시함으로써 지역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1985년 설립된 여남고는 전체 학생수가 45명인 도서지역 소규모 학교로 지난 해 졸업생 13명 중 3명이 광주교대에 합격했으며, 졸업생 4명이 전남초등교사임용시험에 합격하는 등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녹화 분은 9월22일 저녁 7시10분부터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