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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주파수 전쟁 上] 핵심은 낙찰가 부담 최소화, 변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레이스 본격화, 관건은 D2 블록 '값어치'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8.23 17: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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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동통신용 주파수 입찰 레이스가 반환점을 찍은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저마다 최적의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사활을 내건 전략이 점차 치밀해지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입찰 전부터 다양한 해석이 쏟아져왔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양상에 이렇다 할 답안을 내밀기도 어렵다. 결국 전략에 따른 희망 블록의 낙찰가 최소화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곳곳에 산재한 변수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경매가 23일 6할 고지에 도달한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입찰 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낙찰가 부담을 최소화 하는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된다. ⓒ 프라임경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경매가 6할 고지에 도달한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입찰 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낙찰가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된다. ⓒ 프라임경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동통신용 주파수 입찰 경매가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2단계 밀봉입찰을 제외한 총 50라운드 1단계 오름입찰에서 매일 6라운드씩 총 24라운드가 진행됐고 흐름상 23일 6라운드까지 더하면 이날 총 6할 고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주파수 할당은 1.8㎓ 대역 중 35㎒ 폭과 15㎒ 폭 각각 하나, 그리고 2.6㎓ 대역 내 40㎒ 폭에서 입찰경쟁이 이뤄진다. 다만 이번 경매는 지난 2011년과는 다른 2개의 밴드(밴드플랜1·2)에서 동시입찰로 진행된다.

세부적으로 '밴드플랜1'에서 2.6㎓ 대역 40㎒ 블록(A1 블록, B1 블록)과 1.8㎓ 대역 35㎒ 블록(C1 블록)이, '밴드플랜2'에서는 2.6㎓ 대역 40㎒ 블록(A2 블록, B2 블록)과 1.8㎓ 대역 35㎒ 블록(C2 블록), 15㎒ 블록(D2 블록) 등이 복수로 제시됐다.

각각 블록의 최저경쟁 가격은 A1·2, B1·2 블록이 4788억원으로 같고, C1·2 블록은 6738억원, D2 블록은 2888억원이다.

미래부는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에 대한 경매를 통해 입찰가의 전체 합이 높은 밴드플랜에서 블록별 낙찰자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할당가능 블록도 사업자당 1개로 제한하되, 이번 경매에서 할당되지 못한 주파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 12월 말까지 할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22일 오후 4일차 경쟁에서 '밴드플랜2'의 최고가블록조합 합계금액이 2조342억원으로, '밴드플랜1' 최고가블록조합 합계금액 1조9915억원 대비 승자가 됐다. 이는 앞서 3일차까지 '밴드플랜1'이 승자가 된 상황이 역전된 것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4일차 경매, 상승세 꺾인 '밴드플랜1'

미래부는 지난 19일 1일차 입찰에서는 '밴드플랜1'은 총 1조9460억원으로, 1조9374억원 '밴드플랜2'와의 경쟁에서 승자 밴드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승자는 2인으로, 업계는 KT(030200)가 D2 블록에, SK텔레콤(017670)은 B1 블록을, LG유플러스(032640)가 C1 블록에 입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밴드플랜1'에 입찰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밴드플랜2' D2 블록에 입찰한 K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상황이 지속되면 '밴드플랜1'에서 낙찰자가 결정되는 셈이다.

2일차에는 입찰가격이 올랐지만, 상황은 동일했다. 이날 '밴드플랜1'은 전날 대비 179억원이 오른 총 1조9639억원으로, 255억원이 오른 '밴드플랜2'의 1조9629억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3일차도 '밴드플랜1'이 2일차 대비 162억원이 오른 총 1조9801억원을 보이며 123억원이 오른 '밴드플랜2'의 총 1조9752억원과의 경쟁에서 승자 밴드가 됐다.

하지만 4일차에 상황은 역전되고 말았다. '밴드플랜1'이 전날 대비 1조9915억원으로 114억원이 올랐지만, 전날 대비 무려 590억원이 오른 '밴드플랜2'에 패했다. 이날 '밴드플랜2'의 최고가블록조합 합계금액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어 본격적인 '쩐의 전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밴드플랜2'의 승자수가 1인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사항이다. 앞서 KT가 D2 블록을 기존 1.8㎓ 인접대역과 묶어 광대역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외로운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였지만, 그간 '밴드플랜1'에 머물렀던 경쟁사의 '밴드플랜2'로의 이동도 경우의 수에 포함되고 말았다.

◆D2 블록 향방에 관심 고조, 이해관계 여전히 '상충'

KT가 D2 블록을 고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배경엔 1.8㎓ 인접대역에서의 광대역 서비스에 따른 비용절감의 폭이 넓다는 데 있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1.8㎓ 인접대역을 배제해달라고 주장했던 이유도 이를 KT의 특혜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KT도 "1.8㎓ 인접대역을 잡기 위해 막대한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가 '밴드플랜1'에서 가격을 올리다가 '밴드플랜2'로 입찰한다면 KT는 그간 꾸준히 오른 D2 블록 가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럴 경우 경쟁사가 '밴드플랜2'의 A2·B2와 C2 블록을 최저입찰가격에 가져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가 D2 블록을 언제라도 포기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있다"며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KT가 현재 900㎒ 대역에서 주파수 집성기술(CA)을 이용해 LTE-A를 얼마든지 시현할 수 있지만, D2 블록을 할당받으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미래부는 주파수 할당계획과 관련해 밴드플랜 1과 밴드플랜 2를 복수로 제시하고, 경매를 통해 입찰가의 전체 합이 높은 밴드플랜과 블록별 낙찰자를 결정(동시오름입찰과 밀봉입찰을 병행하는 혼합방식 적용)한다. D2블록 1740-1745는 현재 공공용으로 일부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 미래부  
미래부는 주파수 할당계획과 관련해 밴드플랜 1과 밴드플랜 2를 복수로 제시하고, 경매를 통해 입찰가의 전체 합이 높은 밴드플랜과 블록별 낙찰자를 결정(동시오름입찰과 밀봉입찰을 병행하는 혼합방식 적용)한다. D2블록 1740-1745는 현재 공공용으로 일부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 미래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40㎒ 대역에서 광대역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지만, 현재 CA 기술을 활용한 두 배 빠른 LTE-A에 투입된 비용이 있는 만큼 KT의 1.8㎓ 인접대역을 통한 비용절감 현실화는 눈엣가시로 비춰졌다.

최종적으로 이통3사는 최적의 주파수를 할당받으려는 움직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 블록이 아닌 낙찰가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전략수정을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미래부는 입찰자 간 공정한 경쟁과 성실한 경매참여가 이뤄지도록 패자가 2인 이상인 '복수패자'가 연속으로 패자가 되는 경우에는 입찰증분을 가중토록 예외규정을 뒀다.

동일한 복수패자가 2회 연속패자가 되면 다음 라운드에는 입찰증분을 2%로 가중하고, 다음 라운드부터는 3%로 하되, 연속패자 상황이 종료되면 다시 기본입찰증분인 0.75%로 환원토록 했다. 미래부는 단독패자에 대해서는 지난번 입찰공고에서 3회 연속패자가 되지 않도록 입찰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KT 'LTE-A' 상용화 새국면, 경매 갈수록 '후끈'

"예전 D2 블록의 가치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매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상황 따라 D2를 포기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KT가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 되는 내달부터 LTE-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KT 관계자는 최근 이 같이 단언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 에릭슨LG 등 기지국 공급사에 총 1만5000개 규모의 900㎒ 기지국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이는 전국 84개시의 80%를 커버할 수 있는 물량으로, 1만1000개의 LTE-A 커버리지를 구축한 LG유플러스를 넘어선 규모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900㎒ 잡음 문제로 CA를 활용해 LTE-A를 서비스할 수 없다는 KT의 논리가 주파수 경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는 그간 900㎒ 주파수로는 LTE-A 서비스가 어렵다는 KT의 주장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바꿔 말하면, 이통3사 중 LTE-A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KT가 더 이상 상황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절반이나 남은 주파수 입찰 경쟁이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양한 변수가 떠오르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른 각사의 향후 행보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