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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오드리 헵번' 닮은 세기의 브라우니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23 16: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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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를 꼽으라면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오드리 헵번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영화 '로마의 휴일'이나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기억하시는 분도, 독특한 헤어와 패션 등 오드리 헵번이 선보인 스타일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그마한 얼굴에 동그란 눈을 가진 청초하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닐까합니다.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 왜 오드리 헵번 얘기를 꺼냈는지 생뚱맞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이번에 소개할 곳이 바로 헵번을 콘셉트로 꾸민 '오드리 헵번 카페'이기 때문이죠.

오드리 헵번이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여서인지 그녀의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그녀를 모티브로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업가들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차남 루카 도티가 이사장으로 있는 오드리 헵번 재단(이하 헵번 재단)은 헵번의 이름과 초상권 등과 관련된 상업활동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실제 그의 이름과 초상권을 사용해 전개되는 사업은 극히 드문데요.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한 외식업체가 헵번 재단으로부터 어렵게 사업권을 따내, 오드리 헵번의 이름과 이미지를 사용한 카페를 선보였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인데요. 지금부터 세계 1호인 오드리 헵번 카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카페는 지하철 2호선 역삼역 근방에 위치했는데 6번 출구로 나와 쭉 직진하다보면 KFC 매장이 보입니다. 이곳을 끼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오른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Audrey Hepburn CAFE'라고 붙은 외관은 깔끔함 그 자체였는데요. 카페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심플한 분위기가 풍겼는데요. 전면이 유리로 돼 있어 공간이 훨씬 넓게 느껴졌습니다.

   오드리 헵번 사진들과 그의 이미지를 딴 소품들로 꾸며진 매장. ⓒ 오드리 헵번 카페  
오드리 헵번 사진들과 그의 이미지를 딴 소품들로 꾸며진 매장. ⓒ 오드리 헵번 카페
카페 인테리어는 오드리 헵번의 생가 느낌을 살려 꾸몄다고 하는데요. 테이블과 선반 등 인테리어 가구는 무심한 듯 배치됐지만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또 벽면을 비롯해 곳곳에는 크고 작은 오드리 헵번의 사진들이 놓여있었는데요.

그의 이미지를 딴 커피잔과 텀블러, 가방 등 다양한 소품들까지 갖춰져 있어 카페라고 쓰여 있지 않았다면 오드리 헵번을 주제로 한 전시공간으로 착각할 정도였죠.

색다른 메뉴들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디저트 카페를 표방한 만큼 커피 등 음료뿐 아니라 디저트류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롤과 롤샌드, 에끌레어, 브라우니 종류가 다양했는데요. 이중 '브라우니'와 '수플레 롤' '쇼콜라 에끌레어' '마론 에끌레어' '팥 롤샌드'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오드리 헵번 카페에서 꼭 먹어봐야할 디저트는 브라우니인데요. 오드리 헵번이 생전에 가족들을 위해 직접 만들어줬던 레시피 그대로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드리 헵번도 많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초콜릿을 아주 좋아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래서인지 그가 만들어 먹던  브라우니 맛이 아주 궁금했습니다.

   오드리 헵번의 레시피 대로 선보이는 브라우니. ⓒ 오드리 헵번 카페  
오드리 헵번의 레시피 대로 선보이는 브라우니. ⓒ 오드리 헵번 카페
직사각형의 긴 브라우니 위해 생크림을 올려 내어졌는데요. 한입 크기로 조각을 내 생크림을 살짝 찍어 맛을 봤습니다.

부드러우면서 많이 달지 않았지만 브라우니 특유의 초콜릿 맛은 그대로였죠.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대신 초콜릿과 계란을 사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라네요. 생크림은 약간 뻑뻑한 느낌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브라우니만 먹는 편이 좋았습니다.

수플레 롤은 우유생크림이 들어간 롤케이크인데요. 차갑게 내어져 빵은 촉촉하면서 부드러웠고, 속의 우유생크림은 고소했습니다. 롤케이크하면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일본 도지마 롤케이크 전수자에게 직접 배운 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한 것인데요. 도지마 롤케이크처럼 크림이 훨씬 많이 들어있는데다, 그 맛 역시 일반 롤케이크 보다 뛰어났습니다.

쇼콜라 에끌레어와 마론 에끌레어는 함께 맛을 봤는데요. 에끌레어란 프랑스어로 번개라는 뜻입니다. 번개처럼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슈 속에 커스터드 크림을 채워넣고 그 위에 다양한 토핑을 올려 만들어진답니다.

쇼콜라 에끌레어는 생 가나슈와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뒤 초콜릿을 뿌린 제품이고, 마론 에끌레어는 밤맛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뒤 밤이 토핑돼 있었죠.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 먹어야할지, 손에 들고 베어 먹어야 할지 고민 끝에 한입씩 베어 먹기로 했습니다.

한입 베어 물자, 쇼콜라 에끌레어 속의 커스터드 크림이 넘쳐 나왔는데요. 부드러운 슈와 초콜릿 맛의 커스터드 크림이 달면서도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위에 토핑된 초콜릿은 단맛이 강했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았습니다.

   슈 속에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디저트 에끌레어. ⓒ 오드리 헵번 카페  
슈 속에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디저트 에끌레어. ⓒ 오드리 헵번 카페
마론 에끌레어는 슈 속은 물론 위에도 밤맛 크림이 몽글몽글 토핑돼 있었는데요. 크게 달지 않고 부드러운 밤맛 크림이 밤 토핑과 어우러져 이색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메뉴는 팥 롤샌드인데요. 반으로 접은 네모난 빵 속에 팥 크림과 삶은 팥 몇알을 올린 것인데, 빵을 조금 찢어 팥 크림을 얹어 먹어봤습니다. 팥 크림은 팥 아이스크림 '비비빅'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간단하면서도 색다른 맛의 디저트를 선호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참, 롤샌드는 팥 크림 대신 녹차나 딸기, 블루베리 등 취향에 따라 크림을 선택하실 수 있답니다.

오드리 헵번 카페에서는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디저트 외에도 다양한 음료도 맛보실 수 있는데요. 커피는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크리스탈 마운틴 원두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강한 맛보다는 깊고 부드러우면서 마신 후에도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는데요. 최근 많이 찾는 더치커피도 이 원두를 사용해 선보이고 있죠.

커피 종류 외에 차, 스무디 등 다양한 음료가 구비돼 함께 즐기는 디저트 종류에 따라, 취향에 따라 골라 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슷비슷한 카페가 아닌 색다른 곳을 찾고 계시다면, 오드리 헵번 카페는 어떨까요. 여성들의 로망이자 세계적인 스타가 만들어 먹던 디저트를 함께 한다면, 그의 추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