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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감성진화' 아반떼 디젤, 여전한 질주본능

경제성 개선·첨단 편의사양 추가로 등급상향…성공 관건은 가격경쟁력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8.23 11: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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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델은 특유 소음을 최대한으로 감소시킨 높은 NVH 성능을 실현한 동시에 고속에서의 주행안정감도 국내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델은 특유 소음을 최대한으로 감소시킨 높은 NVH 성능을 실현한 동시에 고속에서의 주행안정감도 국내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 현대자동차

[프라임경제]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더욱 세련된 특별함과 진보한 편안함으로 진화를 마치고 돌아왔다. 고연비 디젤엔진을 앞세운 수입차 공세에 국내 1위 현대차가 주력 판매모델에 디젤라인업을 추가해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다. '더 뉴 아반떼'의 시판으로 디젤엔진시장을 놓고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세대 모델 출시(1990년) 이후 지난 7월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총 877만여대가 판매된 아반떼가 '더 뉴 아반떼'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5세대(2010년) 페이스리프트 모델(개조차)이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과 차급을 뛰어넘는 최첨단 편의사양, 고성능·고연비의 디젤엔진이 선사하는 경제성 등 한층 강화된 상품성을 갖추고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이번 아반떼는 수입 디젤모델에 대응키 위한 차종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물론 디젤모델은 지난 2005년 쏘나타 등에 도입했다가 실패했던 만큼 상당히 조심스러운 눈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수입차 공세에 맞서기 위해 국산차 1위 업체로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이번 디젤모델 출시에 대해 "국내 1위 자동차 브랜드로써 소비자 기호에 따라 출시됐다"며 "1위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더 뉴 아반떼 디젤이 과연 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해 충분한 가치를 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직접 시승해 봤다. 구간은 경기도 양평 힐하우스에서 여주 솔모로CC까지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국도를 포함한 왕복 약 160km 구간이었다.

◆디자인 디테일·실내 쾌적성 '높은 점수'

더 뉴 아반떼 디젤의 외관은 부분적으로 감성적 디테일을 대폭 강화했다. 전체적으로 전폭(1755mm)과 전고(1435mm)가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차체 길이(4550mm)가 20mm가량 늘어나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볼륨감 있는 형태를 갖췄다.

   실내인테리어는 기존의 넓고 여유로운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해 탑승객 중심의 실용적이고 안락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 현대자동차  
실내인테리어는 기존의 넓고 여유로운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해 탑승객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됐다. Ⓒ 현대자동차

기존 스타일을 유지한 전면부는 △안개등 △범퍼 △헤드램프 LED 라이트 가이드 등을 변경했으며, 테일램프는 면발광 LED 램프를 적용해 보다 와이드한 모습이다. 벨트라인(측면 윈도우 부분)을 감싼 크롬 몰딩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 측면부는 다이아몬드 커팅 타입의 17인치 투톤 알로이 휠이 새롭게 적용돼 아반떼만의 특별함을 부각시켰다.

후면부도 새롭게 디자인된 블랙 투톤 리어범퍼, 세련된 LED 조명이 추가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스포티한 느낌의 노출형 싱글팁 머플러가 어우러지며 역동적인 멋을 살렸다. 여기에 디젤 모델은 양 측면에 'Blue drive'라는 마크를 붙여놓아 차별화를 시도했다.

실내인테리어의 경우 기존의 넓고 여유로운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해 탑승객 중심의 실용적이고 안락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별도 리어 에어벤트를 추가했으며, 센터 에어벤트 위치도 센터페시아 아래쪽에서 시동버튼 위쪽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실내 쾌적성도 향상시켰다.

콘솔 암레스트는 올려 운전자가 팔을 보다 편하게 올릴 수 있도록 높이를 맞췄고 캔커피2개, 500ml 생수 2병 등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된 글로브 박스도 쿨링 기능을 적용하는 등 편의성을 대폭 보강했다. 운전석 클러스터에도 동급 최초로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그래픽을 구현하는 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를 새롭게 추가, 편의성을 두드러지게 했다.

이 밖에도 스테인리스 재질 도어스커프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고 심플함이 돋보이는 신규 패턴의 시트로 꾸며 한층 젊고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시간 등을 표시하는 LCD 모니터도 네거티브 방식(흰색 바탕에 파랑 글씨)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훨씬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스위치류 틈새가 많이 벌어져 여성 운전자들의 손톱이 끼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촘촘히 배열했고 핸드 브레이크 손잡이 등 각종 스위치류도 세밀하게 가다듬었다. 기어 쉬프트도 스텝게이트 방식에서 부츠타입으로 바꿨다.

◆향상된 정숙성·시원한 주행성능 '인상적'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엔진스타트버튼을 누르니 엔진음이 조용히 들려왔다. 주행 때는 물론 공회전에도 소음이나 진동이 크게 거슬리지 않아 독일차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현대차에 따르면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 및 로드 노이즈 개선을 위해 다방면에서 많은 대책을 세웠다. 엔진 실린더 블록커버 적용은 물론 △오일팬커버 △카페트 흡음코팅 추가 △밀착형 엔진커버 △카올판넬 제진재 두께 및 면적 증대 △대시판넬 발포제진재 등을 통해 우수한 NVH(Noise Vibration Harness)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주행성능이 인상적이다. 특히 저속에서 속도를 올리는데 모자람이 없어 출발 때 반응도 상당히 훌륭하다. 한 번의 풀 가속으로 순식간에 130km를 넘어설 정도다.

아반떼 디젤 모델에 탑재된 1.6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kg·m(자동변속기 기준)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도 16.2km/L(자동 변속기 기준, 수동 변속기 18.5km/L)의 높은 연료 효율성을 자랑했다.

다만 독일차와 달리 저속에서의 급가속 능력은 rpm과 엔진음만 급격히 높아지고 속도는 제대로 붙지 않았다. 낮은 엔진토크와 함께 미션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스티어링 조작에 대한 반응도 약간 느린 편으로, 차체 민감성도 약간은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시속 180km 이상 고속에서도 주행안정감은 상당히 훌륭했다. 치고 나가는 파워도 풀가속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성능을 발휘했다. 차체가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시승 코스를 돌아본 뒤에는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을 테스트해봤다. 기존 평행주차뿐 아니라 직각주차까지 가능한 게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시스템 구동버튼과 직각주차모드를 누른 뒤 음성안내에 따라 브레이크와 기어만 조작해도 주차를 해준다.

문제는 가격이다. 디젤 모델은 △스타일 1745만원 △스마트 1934만원 △모던 2090만원이다(자동변속기 기준). 원가구조상 디젤모델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가솔린모델 대비 200만원이 비싸다. BMW 3시리즈의 경우 오히려 디젤모델이 200만원가량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아반떼 디젤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