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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애널 보고서, 제목도 유행 따라 '변화무쌍'

애니메이션 인기에 '진격의' 보고서 다수 등장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8.22 17: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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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진격의 카이' '진격의 조선' '진격의 프레시원' '진격의 거인, 삼성디스플레이' '자동차 진격의 부품'. '진격의 ○○'으로 시작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들이 눈에 띈다.

'진격의'로 시작하는 유행어는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시작됐다. 올 4월 한국과 일본서 동시에 TV로 방송됐으며, 이후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진격의 거인은 무차별적으로 식인을 일삼는 거인들에 대항, 10대 소년·소녀들이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애니매이션의 인기는 만화를 넘어 문화 현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진격의 거인 패러디물이 넘쳐나고 있으며 '진격의'로 시작되는 말이 사회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이는 금융투자업계서도 마찬가지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진격의 조선: Cycle의 시작'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5일 발표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저성장으로 장기 침체를 겪은 상선 시장이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행어로 쓰이고 있는 '진격의'라는 보고서의 제목에 대해 "'진격의 거인'이라는 만화를 개인적으로 보긴 했지만, 유행어이기에 썼다라고 보기 보다는 지난 4년간 불황을 겪은 조선시장이 상승 사이클 국면에 접어들긴 바라는 마음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8월 금융투자업계에서 발표된 보고서 가운데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져 있었다는 경구를 차용한 '한국전력,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상화의 시 제목을 이용 '애플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올 것이다' 등이 눈에 띄었다.

또 개그콘서트의 '느낌 아니까' 유행어를 활용한 'HB테크놀러지: OLED 검사장비, 그건 제가 할게요. 느낌 아니깐'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신인그룹, 느낌 오니까' 등이 다수 있었다.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의 유행어를 인용 '한국타이어 대.다.나.다.너' 등도 이목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보고서 제목은 센터장의 재량에 따라 유행어나 패러디를 활용한 다소 자유분방을 느낌을 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용보다는 제목의 문구에 집착하는 경향을 우려, 이러한 제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제목은 하우스마다 색깔이 다르고, 형이상학적인 제목을 허용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내용에 충실한 제목을 추구하는 경향도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목은 보고서 내용을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