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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프로젝트 ⑫] 대림 "협력사에 물고기 잡는 법 가르친다"

74년 역사 속 축적된 노하우 공유…"협력사 자생력 강화에 노력"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8.21 15: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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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협력사에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 얼핏 보면 식상한 표현 일색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당연한 것에서부터 동반성장을 시작한 대림산업. 대림의 '동반성장 프로그램' 장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상생이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김윤 부회장의 말이 신뢰를 더한다.

대림이 가진 동반성장에 대한 관점은 '협력사의 성장이 곧 대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철학에 뿌리를 둔다.

1939년 설립된 후 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림은 협력사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업계 최고 수준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회성에 그칠 수 있는 단편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협력사 체질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설립 74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림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특징은 협력사 자생력 강화에 있다. ⓒ 대림산업  
설립 74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림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특징은 협력사 자생력 강화에 있다. ⓒ 대림산업
◆협력사 입장 이해…다양한 재무지원 실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협력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 확보다. 특히 몇 해째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는 생존과 직결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림은 다양한 재무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하도급대금 전액을 현금과 현금성 결제수단으로 지급하고 단기운용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 무보증, 무이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직접적인 재무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80%에 달하는 현금결제 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또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사 재무지원을 위한 176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 협력사의 대출금리를 2% 우대하고 있으며, 계약이행보증을 면제 혹은 감면해 협력사의 보증수수료 비용 경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나아가 1차 협력사에 지급한 기성대금이 2차 협력사에 올바르게 지급되도록 매월 100여개의 현장단위 별로 대금지급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어 2차 협력사의 믿음을 얻는데도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대림은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2011년부터 503개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 것. 또 하도급 저가심의제도를 운용해 예산 대비 82% 미만의 저가수주는 심의를 거쳐 '최저가' 대신 '최적가' 낙찰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무조건 싸게 공사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가 일정 부분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데 취지가 있다.

◆ "주는 고기만 먹을 수 있나, 잡아봐야지"

협력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대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대림은 협력사의 경영 및 운영 능력 육성과 실질적인 상행협력을 실천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안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실제 '협력사에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

   ⓒ 대림산업  
ⓒ 대림산업

직접 비용을 부담해 외부 신요영가기관의 재무컨설팅을 협력사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경영혁신, 원가절감, 노무, 품질, 안전, 환경 등 다양한 업무분야의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협력사 직원 115명을 대상으로 직무 및 IT 관련 교육을 제공했고,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환경의식을 고취하고 무재해를 구현하고자 현장별 순회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인적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림은 74년 역사를 거치는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협력사와 적극 공유, 협력사의 기술개발과 판로확보 및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대림은 협력사와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상품개발을 진행하는 D&P(Design & Procurement)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2조9000억원의 공사물량을 해당 협력사에 발주했다.

이와 관련 대림은 "D&P 제도를 통해 협력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 및 공법 개발에 힘쓰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은 해당 제도의 성과로 '진공 복층유리' '바닥충격음 차단시스템' 기술을 비롯한 총 11건의 공동기술을 개발했다.

◆협력사와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어깨동무'

그런가 하면 대림은 협력사가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에도 진출하고, 고부가가치 시장인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협력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 공사에 동반 진출, 협력사 이름 알리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매년 우수협력사를 선정,  선정된 협력사에 계약이행보증 면제, 입찰초청 시 우선권을 받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진행된 '2013년도 우수협력업체 시상식' 모습. ⓒ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매년 우수협력사를 선정, 선정된 협력사에 계약이행보증 면제, 입찰초청 시 우선권을 받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진행된 '2013년도 우수협력업체 시상식' 모습. ⓒ 대림산업

이 모든 활동의 배경에는 협력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대림의 기대심이 반영돼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력사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림은 협력사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포털 시스템 '어깨동무'를 개설했다. 협력업체와 관련된 구매, 입찰, 계약 등의 업무 시스템을 하나의 온라인 공간에 통합한 것. 

또 대림은 어깨동무 내에 협력사와의 소통 장인 '상생톡톡'을 개설, 각 협력사 업무담당자의 실무에 필요한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림의 노력은 업계에서도 통했다. 2012년 12월에는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설협력증진대상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올해에는 국토교통부 '2013년 건설업 상호협력평가'에서 동반성장 최우수 건설사로 선정됐다.

한편, 김윤 대림 부회장은 지난 3월 '2013년도 우수협력업체 시상식'에서 57개 업체를 우수협력사로 선정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해 대림산업과 협력사들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협력사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을 앞으로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림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공, 플랜트조달, 자재구매, 설계용역, 안전 등 5개 분야의 전년도 실적을 평가해 매년 우수협력사를 선정하고 있다. 우수협력사로 선정된 회사에는 계약이행보증 면제, 입찰초청 시 우선권을 받는 혜택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