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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회상시킨 이머징 악재 '우려도 제한적'

국내 外人 자금흐름 차별적…對 인도·인니 수출·해외투자의존도 미미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8.21 11: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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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피지수가 결국 대내외적 악재에 1900선을 내주며 1800선 후반대에서 힘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반등세를 억제한 이슈는 무엇보다 이머징(신흥국가)증시의 급락으로 추릴 수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에 있어 현재 상황을 '우려할 수준'이라고 정리하면서도 '제한적 수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국증시는 2006년 군부 쿠데타 이후 정치범 사면법안의 1차 심의통과에 대한 야당과 반정부단체들의 시위로 정국불안이 이어지면서 19일과 20일 각각 3.27%, 2.77% 떨어졌다. 내년 총선과 대선이 있는 인도네시아증시도 정권 말 레임덕 현상과 연계된 집권 민주당의 부정부패 의혹, 부실 금융기관 지원 등이 부각되면서 이틀 연속 5%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의 걱정을 키운 가장 큰 부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 현상이다.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인도증시에서 8억3300만달러, 인도네시아증시에서 3억900만달러를 내다팔았다.

이러한 수치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기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국 정부의 재정건전화 정책과 동남아국가의 경기둔화세는 이머징시장의 매력도를 반감시켰고 이 지역 자금이탈을 가속화해 우리나라 IMF의 단초가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지난 5~6월 버냉키 쇼크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이뤄졌을 때는 우리 증시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휩쓸렸지만 이달은 아시아 이머징과는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며 외국인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세는 한국의 대(對) ASEAN 중간재 수출을 꾸준히 유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차별적 경기모멘텀이 부각되는 점도 국내증시로의 외국인 자금유입을 유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굳이 현재 외국인 자금동향과 IMF 당시 흐름을 연관 짓지 않아도 금융위기 인식은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전 연구원은 최근 이머징국가의 금융 불안을 내수 경기부양에 초점을 뒀던 정책 탓으로 돌리며 "지금 이머징시장의 혼란은 1997년처럼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가 당시보다 적은 규모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6년 말 총 외채/GDP 비율은 태국 60%, 인도네시아 56%였으나 현재는 각각 40%, 29%로 낮아져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아시아 이머징국가의 경기둔화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도 우려하고 있다. 기업이익이 줄면 당연히 국내증시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기준 아시아 이머징마켓은 중국 다음으로 한국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일 크게 하락했던 화학, 철강 업종도 대 ASEAN 수출 비중이 높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 인도·대 인도네시아 수출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2.08%, 2.18%, 해외투자의존도도 3%, 1%로 높지 않아 한국의 전체 수출경기에 미치는 직접적 파급력은 생각보다 적다"며 "해당국 위기발생 때 국내경제 전염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