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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서점가 장사안돼 죽을맛

책 훑어본뒤 인터넷 구입세태, e-Book 보급 영향도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8.19 11: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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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역 서점가에서 책이 안 팔리고 있다. 책을 구입하는 통로 또한 전통적인 서점보다는 인터넷이나 e-book(전자책) 구매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운용의 묘가 뾰족치 않은 지역 중소 서점업계가 '죽을 맛'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학교앞 참고서 취급 서점만이 명맥을 이을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여수와 순천지역 서점가에 따르면 60여년 전통의 대양서림이 몇해 전 황금상권인 1층을 내주고 2층에 자리를 잡아 명맥을 유지하는 등 서점의 위세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발품을 팔아 서점을 애용해 주는 단골고객이 있기 때문에 버틴다고 한다.

이 서점은 다행히 지역에서 오랜 명성과 큰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버티지만, 나머지 몇몇 서점들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이미 업종을 전환했다.

순천 옛 황금백화점 옆에 자리했던 오랜 전통의 일광서점은 최근 누적되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향동에 비교적 규모가 컸던 서원문고 또한 지난 4월말 임대기간 만료후 신대지구 이전을 공지한 이후 4개월째 이전개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서점은 연락도 두절돼 서점영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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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원도심에 자리했던 일광서점이 폐업한 자리에 우동집 간판이 내걸려 있다. ⓒ사진 순천시민 제공.

연향동 상권을 양분해 왔던 중앙서점이 버티고 있으나 이 또한 본인 소유의 건물이기 망정이지 세입자였다면 월세를 감당못해 문을 닫았을 것이라는 서점업계 일각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광양지역은 별다른 대형서점이 없어 책을 사기위해 순천을 가거나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순천시민 조모씨(46)는 "학창 시절 서광서점이나 일광서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곤 했는데, 자꾸 서점이 없어져 아쉽다"며 "서점이 자꾸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일부러 서점에 가서 1권이라도 책을 사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네 서점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온라인 서점의 책값 할인판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e-book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문제는 전국의 주요 서점이 문을 닫을 때마다 잠시 논란이 되곤 했으나, 곧 사그라들곤 했다. 불황에 한푼이라도 책을 싸게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정서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몇해 전에 서점 영업을 접었다는 한 시민은 "손님들이 관심있어 하는 책을 서점에서 미리 훑어보고만 갈뿐 정작 구입은 인터넷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책 전시장에 불과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단골손님들이 서점을 끝까지 지켜달라는 고마운 당부도 하나, 벌이는 시원찮은데 사명감으로 가게를 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쪽의 서점을 이용하면 최고 20% 할인해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시중 오프라인 서점은 가게 임차료와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가격면의 경쟁에서 불리함이 있다.
 
출간 1년6개월이 지난 책에 한해서는 소폭 할인판매할 수 있지만 종류도 많지않고 서점 방문객이 감소추세여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고충이다. 또한 온라인쪽도 대형서점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택배 접목을 통한 활로 찾기 노력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점업계는 도서정가제 시행이나 책 선물하기, 서점가는 날 지정 운영의 활성화 등의 동네서점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