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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커피' 아픔 딛고 숙취해소음료 도전장 내밀었지만…

멍에 '강글리오커피' 유사전략으로 높은 진입장벽 도전 역부족 전망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16 14: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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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커피시장에 깜짝 진출한 농심이 숙취해소음료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음료사업부문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그다지 밝지 않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커피시장만큼이나 숙취해소음료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이유다.

농심은 지난해 '삼다수' 유통사업 종료 이후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일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커피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기만 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조만간 숙취해소음료를 출시한다. 선인장 추출물을 함유한 숙취해소음료로, 미국산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 농심은 제품 가능성과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출시에 앞서 일부 직원 대상의 시음회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취해소음료 시장 대표 제품들. ⓒ 각사  
숙취해소음료 시장 대표 제품들. ⓒ 각사
이와 관련 농심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으로, 미국학계에서 숙취 개선효과를 입증 받은 원료의 '건강기능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농심 한 관계자는 "선인장 추출물이 들어간 숙취해소음료는 국내서 처음이고, 제품에 대해 내부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컨디션'(CJ제일제당), '여명808'(그래미), '모닝케어'(동아제약) 등 메이저 플레이어가 탄탄해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삼다수 매출 보존 차원에서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며 "이번 숙취해소음료 시장 진출은 진입장벽 때문에 의지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글리오커피'로 이미 한 차례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유사전략을 내세웠다는 대목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글리오커피'는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진두지휘한 야심작이었지만,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현재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출시 반년인 8월 현재도 커피믹스시장 점유율은 1%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심이 이번에도 신춘호 회장이 강글리오커피 출시 당시 강조했던 건강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숙취해소음료 시장 역시 커피시장만큼 치열하고 경쟁 제품들이 강력해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 역시 "강글리오커피가 메인마켓 제품군이 될 수 없는, 사실상 실수로 판단되는 제품인 것처럼 숙취해소음료도 예단하긴 어렵지만, 인지도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농심은 삼다수 공백으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 만회를 위해 신제품을 지속 출시, 외형확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