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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값 올리고 싶은데 원가자료 공개는 어렵고…"

기존 인상폭 고수… 대형마트와 가격인상 협의 지속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14 17: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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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우유가격 인상·환원 해프닝을 벌인 매일유업이 가격인상 근거자료 공개를 검토 중이다. 당초 우유업계의 가격인상이 부당하다며 불매운동을 천명했던 소비자단체가 원가나 인상 근거자료에 따른 적정수준의 인상이라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한데 따른 것이다. 원가관련 부분은 업계와 사측의 민감한 사항이지만, 이에 대한 공개를 검토할 만큼 가격인상이 절실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우유가격 인상요인 산출 근거자료 공개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우유업계에 인상요인 산출 근거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그에 따른 적정수준의 인상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올랐지만 공급가(출고가)를 올리지 못해 하루 1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며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인상요인 산출 근거를 요구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역시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요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우유제조업체(이하 우유업체)들이 내부적으로 자료 공개 방침을 정한다하더라도, 독자적인 공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격 인상요인 산출 등 원가와 관련된 부분은 각 업체나 업계의 기밀인데다, 한 업체가 공개한 자료로도 경쟁업체와 유통업체 등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유업체들은 한국유가공협회(이하 유가공협회)를 통해 공개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유가공협회에 자료 공개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업체는 없다.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현재 얘기를 나누고 있는 업체는 없고, 요청이 온다면 검토할 것"이라며 "다른 회사와의 관계, 유통업체와의 관계가 있는 만큼 한 업체가 단독으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공협회 측은 또 우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인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2008년 원유가격 인상 때부터 지금까지 (원유가 인상분을 제외한 나머지) 인상요인들을 반영하지 않아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유업체들은 자료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동시에 대형마트 측과 우유가격 인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벌이고 있다. 우유업체들은 앞서 제시했던 공급가 인상폭을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대형마트들 역시 기존 소매가격 인상폭을 고수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매일유업, 서울우유, 남양유업 유업계 빅3의 흰우유 1리터 가격은 250원씩 오르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우유가격 인상은 제조업체들이 대형마트 측에 공급가를 인상한다고 하면, 대형마트가 여기에 마진을 더해 소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라며 "최종가격은 제조업체들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