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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순천PRT 타보니 2초마다 '덜커덩' 바깥풍경은 솔찮은 재미

포스코 측 "15일부터 무료 시운전, 10월 이후 유료운행"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8.14 15: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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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4일 오전 11시45분. 엘리베이터 양문이 열리듯 '스르르' PRT(무인궤도차량) 출입문이 열리고 '2열 종대'로 늘어선 좌석이 나타났다.

가로 180cm, 세로 180cm인 PRT(Personal Rapid Transit) 1량(輛)에는 6인용(입석시 9인) 좌석이 탑승객을 맞이한다. 이날은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순천만에 시공중인 PRT 차량이 첫 시승객을 맞이하는 날.

이 사업은 포스코가 출자한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도입해 순천만정원박람회장(4.20~10.20)에서 순천만 입구(순천문학관)까지 4.64km의 왕복레일을 전기힘으로 돌려 시속 50km로 달리는 무인궤도차 운행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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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순천만PRT 출발역에서 시운전을 위한 탑승이 시작되고 있다. PRT는 무인운행식이어서 안내원이 따로 없다. = 박대성 기자

 

이날 시승식에서 취재진을 태우고 정거장(출발역)를 출발한 PRT 차량은 구동이 시작되자마자 불과 60m 지점에서 멈춰 서버렸다. 일순간 시운전 탑승객들의 몸이 '우쭐거리며' 앞쪽으로 쏠렸다.

탑승객 6명은 영문을 몰라 자리에서 일어나(안전벨트없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시운전이기 망정이지 상업운전이었다면 꼼짝없이 교각 위에서 갇힐 뻔했다.

얼마되지 않아 정비차량이 뒤따라 와 급히 수습해 이내 출발할 수는 있었다. 포스코 출자회사인 (주)순천에코트랜스에서 안내차 동승한 최혜란씨(23)는 "원래는 시속 50km 수준으로 달릴 수 있으나, 시운전이기 때문에 오늘은 안전하게 35km로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윽고 11시55분께 하프반환점인 순천문학관 앞 정거장에 도착했다. 차량은 멈칫거리지 않고 'U-턴'해 안정된 속도로 정오께 출발역까지 안전하게 되돌아올 수 있었다. 만약 시속 50km로 주행했을 경우 왕복 10분정도 소요된다는 것이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아쉬운 점은 PRT차량이 외관은 귀여운 '삼감김밥' 모양을 띄고 있지만, 차량 내부에서는 약간의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 점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동승한 한 기자는 "예쁘장한 PRT 외관을 보면 마치 미끄러지듯 달릴 것 같은데 막상 타보니 열차탄 느낌이 났다"고 말했다.

이 진동은 레일과 레일을 연결하는 이음새인 '익스펜션조인트' 부분을 PRT 차량이 통과할 경우 2초에 한번씩, 음악으로 표현하자면 '4분의3박자' 마냥 주기적으로 '덜커덩' 거린 것은 보완돼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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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T 레일위 이음새 부분인 익스펜션조인트(원안) 부분을 차량이 통과할 경우 덜커덩 소리가 난다. = 박대성 기자

 

다만, 창밖으로 박람회장과 강폭이 100~150m에 달해 '강(江)급' 하천으로 1급수 동천(東川)과 철새를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 성능이 시원찮은 것도 향후 상업운전시 보완돼야 할 사안으로 보였다.

10월 이후 상업운전시 40대가 운행된다는데, 무료 시운전 기간 투입되는 27대 가운데 에어컨이 설치된 12대만 우선적으로 운행된다. 이마저도 내부온도가 27~28도에 불과해 요즘같은 날씨엔 다소 덥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이같은 지적이 일자 순천에코트랜스 남기형 대표는 "영국제 에어컨인데, 영국이나 유럽은 폭염이 없어 에어컨이 필요없었던 것 같다"며 "히터가 있어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하순부터는 무더위가 수그러들 예정이어서 에어컨 수요가 많지 않은 점은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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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T에서 바라본 풍부한 수량과 넓은 강폭을 자랑하는 순천시 구도심을 관통하는 동천. = 박대성 기자

 

시운전은 정원박람회가 종료되는 오는 10월말까지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3시간씩 3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오후 시간에는 완벽한 상업운전을 위한 정비와 보완에 치중할 계획이다.

무료 시운전 신청은 박람회 입장객(티켓소유자) 가운데 순천에코트랜스 홈페이지(www.sc-prt.com)에 회원가입후 탑승예정일 1일 전까지 시승예약을 해야 한다. 다만, 인터넷이 익숙치 않은 세대에는 현장에서도 신청해 놓을 수 있다. 시운전 기간에는 순천문학관 정거장에서 멈추지 않고 무정차(유턴) 운행된다.

이와함께 보완돼야 할 사항이 출발역(정거장)의 주차난.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할 경우 하루 1000명에 달하는 순천만 관광객들이 PRT를 타기위해 출발역에 집결할텐데 현재의 주차공간은 30대 수준에 불과하다. 박람회가 끝나면 주차공간 확대도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기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샀다.

순천에코트랜스 측은 15일부터 10월말까지 일반인을 상대로 무료 시운전을 거친뒤 이후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순천시와 포스코(에코트랜스) 측은 상업운전에 들어갈 경우 이용요금을 1인당 5000원으로 책정했으나, 투자금액을 정산해 그 이상의 요금도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참석한 한 기자는 "순천시민에는 할인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남기형 대표는 "안전점검 항목이 300개나 된다. 이 가운데 95%는 완료했고, 나머지 시간이 걸리는 5%는 남아있으나 9월말까지는 안전점검을 모두 마치고 준공검사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순천PRT는 1량1편성(총 40대) 무인으로 자동운전되며, 제3궤조 급전방식으로 100% 전기로 구동되고 만차중량은 3200kg이다. 차량외관은 미려하지만, 최고 30m 안팎의 교각이 거슬린다.

기자들 일부는 회색콘크리트 기둥주변에 담쟁이덩굴을 심어 주변 논밭과 어울림 경관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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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위를 달리는 PRT. 멀리서보면 마치 삼각김밥 모양이다. = 박대성 기자

 

포스코는 순천시와 PRT 협약 당시 사업비 610억원을 투입해 순천정원박람회장에서 순천만까지 4.6km 구간에 지상 10~30m 높이의 교각에 레일을 깔고 차량 40대를 운행해 30년간 운행한뒤 이후 순천시에 기부채납키로 협약을 맺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들은 지금도 "재벌 굴욕협상"이라며 반대운동을 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