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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맥도날드의 안일한 교육체계가 화 불렀다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13 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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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맥도날드가 최근 고객에게 막말을 한 배달 아르바이트생(라이더)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점포 라이더는 배달받을 고객의 집을 어렵게 찾아 주문한 햄버거 세트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더와 고객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했고, 양측 모두 썩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이후 배달을 마친 라이더는 기분을 풀지 못한 채 고객의 핸드폰으로 '침 뱉은 거 잘 먹었어?^^'라는 문자를 보냈다. 자신임을 숨기기 위해 해당 고객의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발신자 조회를 한 결과, 라이더임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맥도날드에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고객서비스는 물론 직원교육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맥도날드는 "라이더가 실제로 하지(침을 뱉은 게) 않은 것으로 안다"며 "문제가 된 이후 해당 라이더는 스스로 그만뒀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우선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라이더 개인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서비스 교육 강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라이더가 맥도날드의 시간제 근무자(크루)라는 점이다. 맥도날드에는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지만, 정직원을 위한 것으로 아르바이트생인 크루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크루들은 처음 맥도날드에 들어오게 되면 매장에서 정직원인 매니저로부터 서너 차례에 걸쳐 분담 받은 업무에 대해 교육을 받는 게 전부다. 기껏해야 분기별로 한 차례씩 추가 교육이 진행되 게 고작이다. 이러한 기계적인 업무 교육으로는 서비스 마인드 함양은커녕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맥도날드가 이처럼 크루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프로그램 없이 크루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0월 주부 크루 330여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전국적으로 1500명의 크루를 채용했다.

맥도날드가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기치에 부합하며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창출지원 유공자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터라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나이, 학력, 성별, 장애 등에 대한 편견 없이 '열린 채용'을 내세우며 고용창출에 앞장 서는 것은 가히 박수 받을 일이다. 하지만, 이들을 일정 시간에만 자리를 지키는 단순한 노동인력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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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용창출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직원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틀이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맥도날드로서도 적지 않은 이미지 타격이 있겠지만, 이번 논란을 무조건 잠재우고 보자는 식의 대처로는 언제든지 비슷한 일을 겪기 마련이다. 맥도날드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크루들의 교육과 관리에 대한 현명한 답을 내놓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