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소리 없는 목격자 '쉐도우 캅스'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8.12 16:05:0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2013년 2월, 대구 동구의 5인조 특수절도 사건 △2013년 2월 충북 청주 주택가 일대 상습절도 사건 △2013년 4월 포항 여성 강도상해 사건 △2013년 8월 부산 남구 여대생 강간상해 사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이들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범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소리 없이 범행현장을 지켜본 목격자가 있었다는 사실인데요. 그 목격자는 다름 아닌 '차량용 블랙박스'입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본래 교통사고 전후의 상황을 기록해 사고 정황 파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인데요. 최근에는 범죄용의자의 특징이나 도주로 파악 등 범죄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켜보고 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는 각종 사고와 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준법정신을 일깨우기도 한다.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도 범죄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이보배 기자

도시 곳곳의 CCTV 설치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 차량용 블랙박스가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대구지방경찰청은 사건 발생 시 블랙박스 영상을 좀 더 효율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개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쉐도우 캅스'가 바로 그것인데요.

범죄현장의 소리 없는 목격자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쉐도우 캅스는 각종 사건 사고 발생 시 블랙박스에 기록된 영상정보를 경찰에 제공하는 일종의 치안협력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이 시스템은 지난 4월16일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1300여명의 시민이 쉐도우 캅스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입니다.

쉐도우 캅스의 운영 체계를 살펴보면 사건 발생 후 사건 관련 블랙박스 보유자를 모집하고 영상정보 공유 협조를 요청, 수사를 진행하고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거나 도주로 파악 등 수사 단서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쉐도우 캅스 회원이 아니어도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수사 협조 요청에도 절차라는 게 있으니까요. 반면 쉐도우 캅스에 회원으로 미리 등록해두면 차량 소유주의 주소지 인근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바로 경찰의 확인이 가능하고, 그만큼 수사 시간이 단축되는 것입니다.

또 용의자 특정 등 블랙박스 영상이 범인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경우에는 보상금도 지급한다고 하니, 영상 제공자 입장에서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보상금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날이 갈수록 지능화, 기동화 되는 범죄들로 인해 CCTV 같은 치안인프라의 확충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 천 만원씩 하는 고가의 CCTV를 지역 곳곳에 설치하기엔 예산 상황이 녹록지 않지요.

이런 상황에서 알게 된 블랙박스 영상정보 공유 네트워크 '쉐도우 캅스'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데요. 특별한 인력이나 예산수반 없이 동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쉐도우 캅스는 현재 대구동부경찰서에서만 시행하고 있는데요. 사건해결 기여도와 주민 반응에 따라 확대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 쉐도우 캅스가 대구 전역, 나아가 전국구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