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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산실' 전남도교육청 선상무지개학교 어땠나?

3년 750여명 배출…평가 좋지만 개선 과제 곳곳 지적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8.12 10: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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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교육청의 특색사업인 선상무지개학교가 글로벌 리더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직접 겪어본 선상무지개학교 국제항해는 고되고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몸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선상무지개학교가 어떤 비전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되짚었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호(號)가 야심차게 추진한 '2013선상무지개학교'는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찾아 세계로 미래로'를 주제로 지난 7월21일부터 8월10일까지 3주간 진행됐다.

선상무지개학교는 지난 2011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2012년 여름방학, 그리고 2013년 여름방학 등 총 4회를 실시했으며, 75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다양한 문화 체험의 장, 존재가치 확고

올해 전남 지역에서 선발된 중학교 2학년생 216명(우수학생 71명, 모범학생 78명, 사회배려대상자 67명)과 중국 초청학생 10명 등 총 226명은 송호학생수련장에 입소해 극기훈련을 받고, 울릉도와 독도 연한항해를 통해 선상 적응력을 키운 뒤 국제항해를 실시했다.

일본·중국 국제항해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글로벌 리더의 소양을 함양했다. 항해와 야간 시간에는 영어, 수학, 중국어, 일본어 등 교과학습과 풍물, 댄스, 태권도 등 10개 부서의의 동아리 활동도 실시했다.

선상무지개학교 수료식 때 만난 선상무지개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울릉도 성인봉 등반'을 꼽는 친구들이 많았고, 이어 '독도 방문'과 일본의 '하우스텐보스 체험'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선상무지학교는 모범학생과 성적우수학생, 그리고 사회적배려대상학생들을 일정 비율로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우수학생들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사회적배려대상학생들에게 좋은 친구들을 소개하고,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데 선상무지개학교의 존재가치가 커 보인다.

◆지도교사 인센티브·학생 부담 해소 시급

지난해까지 선상무지개학교는 4주간 진행됐지만, 올해는 3주로 줄었다. 한달여의 여름방학기간 동안 선상무지개학교에서 보낼 경우 정규 교육과정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선상무지개학교 일행이 일본의 세계적 관광명소 '하우스텐보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철호 기자  
선상무지개학교 일행이 일본의 세계적 관광명소 '하우스텐보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철호 기자

다만, 기간이 단축돼 예산액도 3/4 규모로 줄어 15억원이 소요됐고, 사업 추진 주체도 본청 교육과정과에서 교육진흥과로 옮겨, 준비 시간도 촉박하고 전문성이 연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 올해 선상무지개학교 지원율이 높지 않았다. 지도교사 가운데 2년 연속 선상무지개학교에 투입된 교사는 고작 12명. 지도교사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선상무지개학교 준비와 행사 참여로 학교·학원 숙제 부담을 안고 있는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안 검토도 아쉬운 대목이다.

◆교육활동은 대만족, 주제 선정 신중해야

하지만, 선상무지개학교는 대만족의 결과를 보이며, 부모의 입장에서는 한번쯤 꼭 보내야 한다는 후문 등을 남겼다.

선상무지개학교는 단체 활동과 문화 체험을 통해,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성장시켰고, 앳된 모습의 학생들이 하루하루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에서 전남교육의 평가마저 좋게 나오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주제에 부합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감한 독도와 정신대할머니 문제로 인해 일본 국제교류 초청학생들이 불참을 통보해 왔고, 굳이 일본의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과 피해자의 영령이 있는 평화공원을 방문,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 인근의 야마자토 소학교 원폭 자료실을 또다시 견학 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지적이다.

중국 유수의 문화유적지를 체험 역시, 중국 정부의 횡포와 불친절한 가이드, 버스 운전기사의 비상식적 행위가 교육성과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찾아주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 학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선정과 이에 따른 교육 커리큘럼을 적절히 뒤따라야 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지구온난화, CO2 배출 등 환경문제,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테마,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국제적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당국가 교육시스템이나 방향을 알아보고, 그 나라 청소년들과 생각을 교류하는 시간이 필수적임에도 그런 시간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쉽다는 얘기마저 있었다.

3년간 4개 기수를 배출한 선상무지개학교는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타 시도교육청은 선상무지개학교를 부러워하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내년 선상무지개학교가 올해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완벽한 프로그램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