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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무지개학교 동행 취재기⑮] 대변(大變)

[소감문] 1반 23번 강진여중 김민주 학생의 중국 문화체험을 마치고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8.10 08: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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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3년 8월 9일. 3박4일간 중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출항하는 길. 어떻게 보면 짧고도 긴 여정이었다. 그 시간동안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공동생활을 할 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

그리고 가장 큰 깨달음은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다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나중에 그게 사라지면 비로소 그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평소 ‘학교-학원-집’ 사이를 첵바퀴처럼 돌았던 내겐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선상무지개학교 마지막 일정을 마치며 확실히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고, 이젠 모든 일을 꿋꿋이 이겨 나갈 자신이 생겼다.

처음 연안항해 때만 해도 “울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꿈 이였으면...”하는 현실 도피적 생각만 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다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했다’하지 않았는가? 국제항해 때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에 임하니 선상생활이 즐거워졌고, 하루하루가 짧게 흘러갔다.

특히 입맛에도 맞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중국 문화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중국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가이드의 설명도 들으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교민초청 리셉션에 강사로 나온 한국 출신 학생(위해 제1고등학교 1학년)의 연설을 듣고 “아! 내가 축복받은 사람이구나, 나보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은 더 많은데, 왜 난 내 생각밖에 못했을까. 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더 굳게 먹었다.

그 학생은 “중국 중학교는 수학여행, 소풍, 체험활동 등이 없다. 졸업식 날도 행사 없이 졸업장만 주는 수준에서 끝난다. 한국 학생들이 복 받고 살고 있다”고 말했었다.

중국 일정은 일본과 달리 사찰 같은 곳을 많이 돌아다니며, 중국역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 갔다. 사찰과 박물관, 공원 등을 견학하다보니 굉장히 지루했다. 거리가 잘 조성되고 깨끗한 일본에서 쇼핑하고, 맛있는 것을 먹었던 기억이 간절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은 ‘관심’으로 바뀌었다. 돌아다니면 돌아다닐수록 중국이라는 나라가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심지어 다시 한 번 중국에 온다면 가이드의 조언처럼 중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그 나라의 명승지를 둘러보는 시간도 있었지만, 이동 시간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때문에 더 많은 장소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다. 5.6기 때는 이점을 고려해서 알찬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작년 3기 때는 배에 원어민 선생님이 승선하셔서,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외국인에 대한 공포증을 없애고, 회화 연습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 4기는 그렇지 못해 아쉽다.

내일이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수료식이다. 항상 배에서만 있을 것 같고, 친구들과 함께 있을 것 같았는데, 곧 이별이라니. 어제 중국 친구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이별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강진여중학교 김민주, 구림중학교 김현정 학생. 늘 친구들을 챙기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장철호 기자.  
강진여중학교 김민주, 구림중학교 김현정 학생. 늘 친구들을 챙기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장철호 기자.

평소 장난 끼 넘치던 ‘주모상’은 한없이 눈물을 흘렸고,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해 주던 ‘구방흔’의 눈 주변도 시뻘겋다. 중국 친구들과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았지만, 보는 내가 괜히 울컥했다. 수료식이 끝나면 한국 친구들과 헤어지는데, 내가 웃으며 손 흔들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이 인연이 잘 이어지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괜히 우울해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야겠다. 3주간 긴 항해를 위해 수고해주신 선장님과 승조원, 담임샘, 교과과목 담당샘, 학생 도우미 샘, 너무 감사합니다. 선상무지개학교에서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사랑합니다.(워아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