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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무지개학교 동행 취재기⑭] “홀로서기 지켜봐 달라”

전남도교육청 선상무지개학교 윤동화 교장 인터뷰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8.10 08: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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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교육청 선상무지개학교가 3주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선상무지개학교는 완도, 목포, 울릉도, 독도, 일본 나가사키, 중국 석도.위해를 오가며 전남 학생들에게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심어주기 위해 달려왔다.

지난 9일 중국 석도항에서 목포로 항해중인 새누리호에서 2013선상무지개학교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윤동화 고흥중학교 교장으로부터 선상무지개학교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선상무지개학교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동화 교장. =장철호 기자.  
선상무지개학교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동화 교장. =장철호 기자.

이번 2013선상무지개학교의 성과는?

▲ 연한항해 기항지인 독도에서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일깨웠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국제항해에 동참하지 못한 한국 학생 2명과 정치적인 문제로 선상무지개학교에 참가하지 못한 일본 학생들에게도 심심한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중국 학생들이 기대 이상의 열정을 갖고, 교육활동에 임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선상무지개학교 사업은 지속되어야 하며, 이 사업을 통해 지역의 인재, 더 낳아가 글로벌 리더가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 일부 학부모들이 선상무지개학교 입학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특별 지도를 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초등학교부터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데 이 과정이 전부는 아니다. 한정된 공간과 예산으로 인해 소수의 학생들을 수용하다보니, 학부모들의 요구에 100% 부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잦은 일정 변경으로 혼란스러웠다. 또 중국 외교부 직원들과 협조가 안 된 것 같은데?

▲ 항해가 비교적 순탄했다. 멀미하는 학생들도 적었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잦은 일정 변경과 강압적인 태도가 굉장히 유감스럽다. 중국 외교부가 출국 수속 일정을 하루 앞당겨, 중국 학생들에게 변변한 송별식도 못해줬다. 통합 수료식도 거부됐고, 새누리호에서 새유달호로 건너가 작별인사를 하겠다고 사정해서, 겨우 5분을 얻어냈다.

석도가 위해시(市) 산하 읍(邑)에 해당하는 소규모 도시라, 깐깐하게 출입국 업무가 진행된다고 하지만 지나친 통제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중국 정부가 인지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좀 더 알차고, 계획성 있게 준비해서 5기 학생들을 맞았으면 한다.

- 선상무지개학교 졸업생들에게 대한 추수지도는 어떻게 하나?

▲ 이번 기수를 포함해 75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카페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4기 졸업생들은 3~4개월이 지난 뒤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근거리 학생들은 간헐적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학교 졸업, 고교 졸업, 대학 졸업 시점에 기수별 모임을 갖거나, 전체 졸업생들이 만나는 홈커밍데이 같은 방식의 추수지도도 고려해볼 만하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고흥의 경우, 류재경 교육장께서 관심을 갖고 모임을 주선, 자연스럽게 추수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 내일 수료식을 하게 된다. 선상무지개학교 과정을 수료한 제자들과 지도교사들에게 한 말씀?

▲ 선상무지개학교 졸업생들은 철저한 생활지도와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홀로서기를 배웠다. 새벽 6시에 기상하고, 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함께 고되고, 힘든 일정을 소화해냈다.

우리 아이들이 선상무지개학교에서 배운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부모님들도 아이들의 홀로서기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 지나친 관심을 갖지 말고, 자녀들을 믿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방학을 반납하고 선상무지개학교에 동참해 준 지도교사들에게 감사드린다. 또 내 아이처럼 귀여워해주고, 지도해 주신 목포해양대학교 승무원들께도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가정의 앞날에 평온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