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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업 20억 날린 순천 별량농협조합장 직무정지

강원도 감자 무턱대고 들여와 손실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8.09 18: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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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 별량농업협동조합이 지난해 강원도 감자를 대량으로 들여와 유통시키려다 무려 20억원의 손실을 낸 사실이 감사결과 밝혀져 조합장이 직무정지를 당했다.
 
문제의 별량농협은 순천지역 13개 읍면 농협이 15년전 대통합을 이뤄 전국 최대규모의 '통합 순천농협'으로 출범할 당시 유일하게 합병을 거부한 독특한 농업조직이어서 주목을 끈다.

농협에 따르면 별량면에 소재한 별량농협 경제사업부문에서 추진한 강원도 감자유통 사업의 실패 책임을 지고 오모 전무가 정직 6개월을 받았고,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서모 조합장에도 직무정지 2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당시 별량농협은 강원도의 모 농업법인과 3500t의 고랭지 감자 매입계약을 체결했으나 풍작에 따른 가격 폭락과 재고관리에 따른 일부 감자의 썪음피해 등으로 인해 이익은 커녕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 외에 경제사업을 추진한 직원 3명 등 총 5명에게 영업손실에 대한 변상금 15억원을 부과하는 등 경제사업부문의 정책실패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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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유통사업 손실로 20억원을 축낸 순천 별량농협 RPC 부지. ⓒ사진 별량면민 제공.
 
RPC대표를 겸하고 있는 오 전무는 조합장에 보고하지 않고 독단으로 일을 벌였다는 것이 조합의 해명이다. 하지만, 별량농협은 감자 뿐만 아니라 채소매입과 유통사업에서도 손실을 보는 것으로 드러나 경영역량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4월 농협 정기감사를 통해 밝혀졌으며, 최근 조합원과 이장단 회의에서 영업손실에 대한 감사결과가 발표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당시 오 전무는 피신한 상태였다. 현재 오 전무는 일련의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화가 난 농민조합원과 예금주들이 항의 차원에서 지난주부터 예탁금(820억 원)의 10% 가까운 70억원을 인출해 한때 유동성 위기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추가인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별량농협 직원들은 조합원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에게 손실과정을 설명하며 수습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순천농협과의 합병도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4선에 도전한 전임 조합장을 집요하게 공격해 조합장에 당선되더니 이런 부실덩어리가 됐다"며 "조합장은 사퇴하고 이번 기회에 순천농협과 통합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별량농협은 감자사업 영업 손실과 관련해 같이 사업을 진행한 모 유통업체를 관리부실 및 손실보존금 계약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별량농협의 한 관계자는 "감자유통 경험이 없다보니 이런 일이 생겨 곤혹스럽다"면서 "우리 농협은 자기자본 BIS비율이 8.14%로 건전하고 전액 원리금보장이 되기때문에 인출은 자제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한편 별량농협은 자산규모 1100억원, 조합원 2200여명, 수신액 820억원 규모의 중소 농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