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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 A클래스 "소형차라 부르지 마라"

깜직한 공간서 프리미엄 추구…시장활성화 견인 전망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8.09 17: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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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입차 브랜드들이 벤츠 '3세대 A클래스'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 등 수입 소형차종들이 국내시장에서 활약상을 펼치고 있지만, 프리미엄 컴팩트카 시장은 아직 부흥기를 맞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A클래스가 어떤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최근 2030세대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폴로·골프(폭스바겐) △쿠퍼(미니) 등 소형 수입차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폭스바겐이 7세대 골프를 출시하면서 수입차 판매 2위의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달까지 2000cc 미만 차량 누적 판매량(4만6944대)이 전년대비 33.6%가량 증가할 만큼 소형차 시장이 점차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서둘러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3세대 A클래스' 출시로 해당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프리미엄 소형차'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벤츠는 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유럽시장 출시(지난해 9월) 이후 9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국내 시장의 폭발적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중앙 '삼각별' 젊고 역동적…고급스런 유행 주도

시승 모델은 △A200 CD △A200 CDI 스타일 △A200 CDI 나이트 국내 출시차량 중 A200 CDI 스타일이었다. 코스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국도와 고속도로 및 다양한 와인딩 코스를 거쳐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까지 170km와 인제 서킷을 도는 테스트를 함께 진행했다.

   3세대 A클래스 전면부는 벤츠 '삼각별'이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 잡어 젊고 역동적인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3세대 A클래스 전면부는 벤츠 '삼각별'이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 잡아 젊고 역동적인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승에 앞서 외관을 둘러봤다. 가장 큰 3세대 A클래스 특징은 △전장 4305mm △전폭 1770mm △전고 1445mm로 사이즈가 작아졌지만 고유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특히 벤츠 '삼각별'이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전면부 디자인은 젊고 역동적인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주간주행등도 날카로운 눈매로 디자인되면서 생동감을 제공했다.

전면 디자인은 이처럼 세단의 풍채를 띄지만, 후면부는 전형적인 유럽 해치백 모습으로, 차체를 낮게 설계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스포티하고 단단한 느낌의 전면부와 강렬한 후면부가 합쳐져 모던한 해치백형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트렌디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시트는 비록 원가절감을 위해 직물을 사용했지만, 등받이부터 머리받침까지 일체형 세미 스포츠 시트를 장착했다. 또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도 필요한 버튼만 장착해 조잡하지 않고 심플했다. 다만 컵홀더와 같은 수납공간은 부족한 편이었으며 내비게이션도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아 약간 어두운 감이 있었다.

뒷좌석은 소형차치고 꽤 넓었지만, 앞좌석에 비해 3인이 앉기에는 좁은 느낌이다. 트렁크 크기도 341L로 협소했지만,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157L까지 확장된다.

◆브랜드 특유 안락함에 뛰어난 연료 효율성까지

시동을 걸어보니 디젤엔진 특유의 묵직했지만, 벤츠 방음기술력의 영향인지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시내 주행에서는 디젤엔진임에도 불구,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하며 벤츠 특유의 안락함을 유지했다. 강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적었지만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트렌디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뤘으며, 시트 역시 등받이부터 머리받침까지 일체형 세미 스포츠 시트를 장착해 스포트함을 극대화시켰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트렌디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뤘으며, 시트 역시 등받이부터 머리받침까지 일체형 세미 스포츠 시트를 장착해 스포트함을 극대화시켰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A클래스에 장착된 4기통 1.8L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의 최고출력은 136마력(최대토크 30.6kg·m). 초반 가속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한 번 가속탄력을 받으면 150㎞/h가 넘어가도 힘이 뒷받침해준다.

코너링에서의 주행감도 안정적이었다. 다만 부드러워진 서스펜션 때문인지 급회전 구간에서는 쏠림 현상도 발생했지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복합연비도 18.0㎞/L를 기록해 놀라운 연료 효율성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에코 모드 테스트 드라이빙에서는 19.2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높은 연료 효율성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더불어 에코 스타트·스탑 기능의 영향으로, 최적의 연비효율과 주행성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문제점은 3000만원 중후반대의 가격이다. '프리미엄'이라고 하지만, 다른 중형이나 중대형 차종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 '소형차'를 선택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A클래스는 '벤츠'라는 브랜드가 그간 추구한 실용성과 편안함, 그리고 안전성 등 '최대한의 프리미엄'을 추구한 만큼 국내 프리미엄 컴팩트카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A200 CDI 스타일의 국내 출시가격은 386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