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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프로젝트 ⑪] 대상 'GWP 캠페인' 동반성장에 적용

'일하기 좋은 직장만들기' 협력사와 '행복한 상생, 즐거운 내일' 약속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8.09 16: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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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정원 고추장 등으로 유명한 식품회사 대상(주)의 명형섭 사장이 흰 대야를 앞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명 사장을 마주보고 의자에 앉아있던 협력사 동림푸드 김형익 대표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 대야에 쉽게 발을 담그지 못했다. "시원하게 닦아드릴 테니 믿고 맡겨 주세요"라는 명 사장의 말에 김 대표는 그제서야 대야에 발을 담갔다. 지난달 진행된 대상의 '동반성장 협약식' 한 장면이다. 이날 명 사장을 비롯한 대상 임원들은 협력사 대표들의 발을 깨끗히 씻긴 뒤 물기까지 닦아주며 "함께 성장하자"는 덕담을 건넸다.

대상은 지난달 26일 서울 청담동 호텔프리마에서 협력사 대표 40여명과 함께 '동반성장 협약식'을 진행하고 '세족식' 이벤트를 마련했다. 기업들이 회사 내부행사로 세족식을 활용했지만 외부인사인 협력사 대표들의 발을 닦아주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소위 '갑을'로 규정되던 협력사와의 관계를 완전히 재정립하겠다는 명 사장의 의지가 제대로 녹아든 행사로 평가된다.

◆100억 상생펀드 조성, 협력사 최대 10억까지 지원

이날 대상은 세족식에 앞서 공식 동반성장 슬로건 '행복한 상행, 즐거운 내일'을 공표하고 40개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동반성장 협약식을 진행했다. 2013년도 대상의 동반성장 대표 프로젝트는 100억 상생펀드 조성이다.

   세족식은 기업 내부 행사로 가끔 진행되기도 하지만 협력사 대표를 초청 직접 발을 씻거주는 등 외부 인사 초청 세족식은 이례적이다. 대상(주)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진행된 세족식에서 명형섭 대상 사장(오른쪽)이 . 협력사 동림푸드 김형익 대표 발을 씻겨 주고 있다. ⓒ 대상  
세족식은 기업 내부행사로 가끔 진행되지만 협력사 대표를 초청 직접 발을 씻겨주는 등 외부인사 초청 세족식은 이례적이다. 대상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진행된 세족식에서 명형섭 대상 사장(오른쪽)이 . 협력사 동림푸드 김형익 대표 발을 씻겨 주고 있다. ⓒ 대상

이와 관련 명 사장은 이날 상생펀드 100억원 조성을 골자로 한 동반성장 정책 발표와 동시에 40여개 협력사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먼저 대상은 40여개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1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중소 협력사에 회사별로 연간 최대 10억원까지,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생펀드 100억원 규모는 대상의 협력사 수가 40개인 점을 감안하면 업체당 평균 2.5억원을 지원할 수 있는 액수다.

아울러 기존 납품단가를 적극적으로 조정해 인상요인을 충분히 반영하고, 중소 협력사에 대한 현금지급율도 기존보다 10% 가량 높일 예정이다. 또 대금 지급 기일은 기존 20일에서 10일로 단축, 협력사의 원활한 현금흐름을 적극 도울 방침이다.

이 밖에도 대상은 협력사와 공동개발 기술에 대한 '공동특허출원' 및 '독자개발기술 특허지원'을 약속했다. 또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류·자문확대'와 맞춤형 품질개선 지원을 위한 'QS(QuallitySupport) 센터 설치', 채용박람회 등 '인력채용 지원', 협력사 임직원의 직무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 신설' 등 다각도에서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윤리경영 내용을 협력사와의 계약서에 포함시키고, 핫라인 및 온라인을 통한 신고제도를 운영함으로써 부당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선제적 조치도 마련한다.

◆동반성장에도 빠질 수 없는 기업문화 'GWP 캠페인'

대상의 동반성장에는 'GWP 캠페인'이 잘 녹아있다. 사내 대표적인 기업문화로 자리 잡은 GWP(Good Workplace) 캠페인은 '일하기 좋은 직장만들기' 운동으로 통한다.

   대상의 대표 기업문화인 'GWP 캠페인'을 협력사 동반성장에 적용한 명형섭 사장은  
대상의 대표 기업문화인 'GWP 캠페인'을 협력사 동반성장에 적용한 명형섭 사장은 "'행복한 상생, 즐거운 내일'이라는 대상의 동반성장 슬로건을 반드시 실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상(주) 본사 사옥. ⓒ 대상

GWP 캠페인은 지난 2009년 적극 도입됐고, 이를 통해 △전 임직원 금연 활동 △유니폼과 넥타이 없애기 △7시 이전 퇴근으로 야근 없애기 △가족사랑데이 시행 △수평적 소통·창의적 문화 만들기 등의 많은 시도가 이뤄졌다.

대상의 이 같은 노력은 기업 내부 적용에서 그치지 않았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도 GWP 캠페인 개념을 적용시킨 것.

먼저 대상은 매년 우수협력사를 선정해 연간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 협력사의 자체 품질기술력 향상을 위한 투자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우수협력사에 한해서는 GWP클럽 인증제도를 통해 인증서와 인증패를 부여하고, 향후 2년간의 거래를 보장함으로써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해주고 있다.

물품대금의 현금 결제는 물론, GWP클럽 협력사에 한해 품질실사와 신용평가, 보증보험 의무 등을 면제해주는 편의를 제공한다. 최고경영자(CEO) 간 전략적 협력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기적 협의체인 'CEO 간담회'도 매년 2회 개최된다.

이와 함께 대상의 임직원들은 협력사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 협력사의 당면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방향을 공동으로 찾는 '현장 간담회'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 협력사 육성방안 살펴보니…

대상의 협력사 육성방안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신제품 우선배정'과 '입찰 가산점 부여' 프로그램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먼저 신제품 우선배정은 기존 제품과 동일한 원가구조를 가지고 있는 신제품 발생 때 입찰을 하지 않고 우선 배정하는 것이다. 입찰 가산점 부여는 견적입찰 때 낙찰자 선정평가의 가산점을 부여해 협력사의 우선적 거래 가능성을 높여주는 제도다.

   명형섭 대상 사장은 입사 2년차 사원의 '세족식' 아이디어를 흔쾌히 수락, 협력사와 상생 의지를 굳건히 했다. ⓒ 대상  
명형섭 대상 사장은 입사 2년차 사원의 '세족식' 아이디어를 흔쾌히 수락, 협력사와 상생 의지를 굳건히 했다. ⓒ 대상
아울러 대상은 협력사 임직원에게 품질·공정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협력사의 품질과 생산역량 향상을 위해 필요한 설비를 일부 또는 전체 투자하거나 투자비 선급금을 지원하는 '설비투자', 신제품 개발시 협력사와 대상의 R&D센터가 공동 연구 개발하는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의 협력사 육성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상은 조금 부족한 협력사도 끌어안았다. 품질관리가 취약한 협력사에 대한 개선안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품질관리가 취약한 분야에 대한 집중지도 및 교육 수행을 통해 협력사의 반복적인 품질불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종합평가와 실적평가의 불량내역 및 해당 등급에 따른 불이익을 사전에 공지해 자체적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협력사 동반성장과 관련 명형섭 대상 사장은 "실질적인 동반성장정책을 통해 대상과 협력사가 공정하고 협력적인 선순환 상생구조를 구축해 상호 시너지효과 확대 및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무, 교육, 채용, 품질 등 다각적인 부문에서 대상, 방법, 규모 등을 점차 확대 추진해 '행복한 상생, 즐거운 내일'이라는 대상의 동반성장 슬로건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