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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女風) 진원지 P&G…성역 없는 직장인 롤모델 부상

업계 전반에 등장하는 P&G 출신 여성 임원 '눈에 띄네~'

전지현 기자 기자  2013.08.09 12: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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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이수경 사장은 한국 P&G 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한국 P&G 사상 최초의 여성 CEO라는 점도 화제를 모았지만 사원 출신으로 사장의 위치까지 올랐다는데 여성 직장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례였다.

여대생 선망 기업 1위로 꼽히는 P&G가 여성의 복리후생과 커리어 향상과 관한 자기개발에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 가운데 업계 곳곳에 자리한 P&G 출신 여성 임원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각 기업에서 여성임원 첫 사례로 속속 등장하며 여성 인력들이 전문가로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보수적 성향을 띤 한국사회에 '희망의 등불'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여성 전문 인력 사관학교로 꼽히는 P&G출신 여풍(女風) 현황을 살펴봤다.

이수경 P&G 사장은 지난 1994년 여성용품 브랜드 위스퍼를 담당하는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입사해 위스퍼, 팬틴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2002년 한국P&G 최초 여성 임원으로 승진한 후 2008년부터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의 헤어케어제품 마케팅을 총괄해왔다.

   이수경 한국 P&G 대표(사진 좌측), 황진선 코웨이 전무(사진 가운데),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사진 우측).ⓒ 각사  
이수경 한국 P&G 대표(사진 좌측), 황진선 코웨이 전무(사진 가운데),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사진 우측).ⓒ 각사
이 사장이 이와 같이 마케팅 전문가로 프로가 될 수 있었던 발판에는 한국P&G의 경영철학도 한몫했다. 일과 가정의 조화를 가장 큰 원칙으로 여기는 한국 P&G는 기업의 존속을 위해 일과 가정의 조화를 구성원들에게 '강요'한다.

따라서 한국P&G는 누구든지 원하면 일주일에 하루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정해진 업무시간만 지키면 된다.

'성과에 대한 보상'과 '경쟁력 있는 보상'이라는 원칙으로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 하루 8시간의 근무시간 범위 내에서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에 자신의 출근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퇴근도 5시에서 7시로 탄력적이다. 출산 및 육아휴직은 최대 15개월까지 가능한 점도 대다수의 여성인력을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이 사장이 사내 출신으로 한국 P&G에서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반면, P&G에서의 경력을 토대로 타 업계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코웨이에서는 창사 이래 최초로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황진선 전무를 화장품 사업 전무를 영입하며 '여성임원 시대'를 열은 코웨이는 '영업의 달인' 황 전무를 통해 고현정 화장품 'Re:NK(리엔케이)'와 한방화장품 '올빛' 및 중저가 유기농 화장품 '네이처스 프롬' 등으로 나뉘는 화장품 브랜드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는 1990년 이화여대 경영학과 졸업 후 한국 P&G영업본부에 들어와 고객마케팅 담당이사와 일본 P&G 글로벌 커스터머 리더 겸 시장전략 및 기획리더를 지냈다. 2009년에는 제일모직 패션부문 영업전략담당 상무, 남성복 1사업부 상무 등을 역임하며 여성이 담당하기 힘들다는 영업분야에서 전무가로 인정받으며 성공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건강식품 기업으로 유명한 프랑스 기업 다논의 수장 역시 P&G 출신이다. 지난 2011년 다논은 다논코리아를 이끌 수장으로 모진 대표를 임명했다. 모진 대표는 현지국가 출신 첫 여성 CEO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지만 세 자녀를 둔 워킹 맘이라는 데서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탄성이 터졌다.

모 대표 다국적 기업 P&G 임원에서 2000년 글로벌 제약업체 머크의 첫 여성 상무, 2006년엔 미국 콘택트렌즈 회사 바슈롬의 한국 지사장으로 발탁되며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아울러 지난 2011년 말 삼성 역시 최초의 여성 부사장을 배출했다. 기업 내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삼성에서 여성 임원으로 첫 발판을 마련한 주인공은 심수옥 부사장으로 P&G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다. 심 부사장은 선진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 도입을 적극 추진해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