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빙수 집에서 찾은 '가마솥 더위'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08 17:48:1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산지역은 8일 한낮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기온을 갱신할 정도였죠.

말 그대로 '폭염'입니다. 이런 날씨엔 건강을 생각해 '이열치열' 보양식도 좋지만 당장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차가운 음식을 찾게 되는데요. 시원한 아이스크림, 살얼음 육수를 부은 냉면, 얼음을 동동 띄운 냉면까지 생각만 해도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것 같습니다.

여름별미로 꼽히는 것이 또 하나 있죠. 바로 팥빙수인데요, 얼음조각과 달달한 팥만으로도 더위를 식히는데 그만입니다. 수박 등 과일을 넣으면 과일빙수, 콩가루와 떡을 넣으면 콩떡빙수, 커피를 더하면 커피빙수, 홍차를 부으면 홍차빙수 등 그야말로 무한 변신이 가능한데요. 그 매력에 빠져 유명한 빙수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며 여름별미 빙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일빙수, 커피빙수 등 각양각색의 빙수 가운데서도 가마솥에 직접 삶아낸 팥을 사용한 팥빙수가 단연 인기다. = 조민경 기자  
폭염이 계속되며 여름별미 빙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일빙수, 커피빙수 등 각양각색의 빙수 가운데서도 가마솥에 직접 삶아낸 팥을 사용한 팥빙수가 단연 인기다. = 조민경 기자
저도 얼마 전 빙수로 유명한 곳을 다녀왔는데요. 매장 한곳에 떡하니 자리 잡은 가마솥을 보고 직접 삶아낸 팥으로 빙수를 만드는 곳임을 알아챘습니다. 달면서도 물리지 않는 빙수를 먹으면서 가마솥에 자꾸 눈길이 갔는데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가마솥은 무쇠로 만든 큰 솥으로, 과거 대가족을 이루고 쌀을 주식으로 했던 시대 어느 집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러나 핵가족화가 두드러지고 식습관 역시 서구화되면서 점차 그 자취를 감춰버렸는데요. 대신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 심지어 즉석밥이 그 자리를 꿰차버렸죠. 

지금은 가마솥을 포함한 단어나 어구만이 과거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물건이었음을 겨우 짐작케 합니다.

찜통 같은 더위를 말하고자 할 때의 '가마솥 더위'나 어떤 것에 놀란 사람이 비슷한 것에도 놀랄 때를 일컫는 속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가 가마솥을 활용한 대표적인 어구인데요. 또, 한 가족이나 오랫동안 함께 산 사람을 가리켜 '한솥밥을 먹고 지내는 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