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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시공능력평가 톱10 첫 진입, 원동력은?

80억 달러 규모 '이라크 재건사업' 큰몫…100억 달러 추가사업 '글쎄'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8.08 16: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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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만년 11위' 한화건설이 마침내 시공능력평가 톱10에 진입, 맺혔던 한을 풀었다. 2002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32위였던 한화건설은 8년 만에 11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한화건설의 톱10 진입은 지난해 5월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가 큰 몫을 차지했다. 80억 달러(한화 약 9조4000억원) 규모인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다. 단일 건설사가 10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를 '디자인&빌드(설계·조달·시공 일괄수행)' 방식으로 수주한 사례는 세계 건설역사상 처음이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2018년까지 우리나라 분당 규모(1830㎥) 신도시를 짓는 이번 사업에는 무엇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이 크게 작용했다.

해외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는 한화건설에 오롯이 전해졌다. 실제 한화건설은 사우디, 알제리, 쿠웨이트, 필리핀 등 지속적 해외건설 수주를 통해 해외매출 신장을 이뤘다.

   한화건설 연도별 실적 및 시공능력평가 순위. ⓒ 한화건설  
한화건설 연도별 실적 및 시공능력평가 순위. ⓒ 한화건설
워낙 큰 사업인 만큼 계약을 성사하기까지 힘든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그럴 때 마다 김 회장은 '제2 중동붐'을 꿈꾸며 한화건설을 채찍질 했다. 100여명에 달하는 이라크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릴 수 있었던 것도 김 회장의 전방위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애초 김 회장은 이라크 신도시 건립이 확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이라크 전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대규모 복구사업이 잇따르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였다. 이라크 정부 일선 관리자를 하나하나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현지에 투입, 이라크에 상주시킨 것도 김 회장이었다.

사실 중동 대부분 국가 주택사업은 현지 건설사들이 사업권을 따낸 뒤 외국업체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익이 별로 없었다. 국내 건설사들이 이라크 건을 외면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회장 생각은 달랐다. 오랜 전쟁 탓에 이라크 현지에는 건설사가 거의 남지 않아 주택사업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이러한 예견은 그대로 적중했고, 오래전부터 철저히 준비해온 한화건설은 여타 건설사보다 우위에 설 수 밖에 없었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삼성, 현대는 알지만 당신들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한 이라크 관리들을 설득하기 위해 곧바로 헬기를 띄웠다. 인천 남구 고잔동 일대에 238m² 규모로 조성 중인 주거단지 '한화 에코 메트로(1만2000가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한화건설, 국회로 초대된 까닭은…

이라크 프로젝트의 저력은 이뿐만 아니다. 한화건설은 올 4월 이종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가 주관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서 해외 일자리창출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7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100여개 국내 중소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국내인력 1500여명이 투입되며, 연으로 환산하면 약 55만여 일자리가 창출된다.

아쉬운 점은 김 회장의 부재다. 지난해 7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김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 현대화, 태양광사업 등 약 100억달러 규모 이라크 추가 재건사업을 요청한 바 있다.

황희태 한화건설 상무는 "이번 시공능력평가 10위 진입은 그 위상에 걸 맞는 성과며 공공수주의 꾸준한 신장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가 매출로 연결되면서 얻어진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