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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선상무지개학교 동행 취재기⑧] 목포해양대 학생들 "우리학교 '짱'"

해양인 양성 국비운영…기성회비 160여만원만 납부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8.06 0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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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지도관 : 심숭섭(31), 박형수, 이성현, 김혜경, 소형석, 김종호, 이지웅, 김정안  
선상무지개학교 보조교사로 참여한 목포해양대학교 학생들이 저녁 10시 즈음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회의를 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안, 이지웅, 심숭섭(학생지도관), 김종호, 소형석, 김혜경, 이성현, 박형수 학생. =장철호 기자.

[프라임경제] 담배 파이프와 흰 제복. 미래 마도로스를 꿈꾸며 이번 선상무지개학교 연안. 국제항해를 돕고 있는 목포해양대학교 승무원들을 만났다.

선장과 기관장·항해사·기관사 그리고 매끼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주는 조리사가 있지만, 오늘은 이 대학 4학년생으로 구성된 보조교사·외국인 실습생 그리고 지도관을 만나 뱃사람들의 솔직 담백한 토크를 진행했다.

-여름방학 기간인데 쉬지도 못하고, 선상무지개학교 때문에 강행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기 중 일정과 이번에 투입된 승조원들은 총 몇 명이나 되나?

▲이성현 학생: 선상무지개학교 1~5조가 승선한 새누리호는 임긍수 선장을 비롯해 김홍렬 기관장, 오승진 1등 기관사, 김부기 2등 기관사, 한승훈 3등 기관사, 김성철 1등 항해사, 김득봉 2등 항해사, 김창수 3등 항해사, 임춘복 갑판장, 양현장 조기장, 김종해 조리장 등 30여명의 승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심숭섭 지도관을 비롯해 8명의 4학년 학생, 2명의 외국인 교환학생이 항해를 돕고 있다.

-여학생들도 꽤 있었다. 남녀 비율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언제부터 여학생들의 입교를 허용했나? 또 외국인 학생들도 눈에 띄였다. 소개해 달라?

▲소형석 학생: 한 기수에 항해과, 기관과 각각 약 200 씩. 매년 400명의 해사계열 학생이 입학한다. 현재 남녀 비율은 7대1로 여학생의 입학은 1993년도인 41기부터 허용됐다. 이번 항해에 승선한 외국인 여학생들은 필리핀 해양대학교(PMMA) 교환학생으로, 새누리호와 새유달호에 2명씩 타고 있다.

-목포해양대학교는 뭐가 좋은가?

▲박형수 학생: 일단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해양인을 양성하기 위해 국비로 운영되며, 학생들은 160여만원의 기성회비만 납부한다. 수업료와 입학금이 전액 면제된다. 남학생들의 군복무는 3년간의 승선으로 대체하고 있다. 의무 승선을 마친 뒤에는 선급협회, PSC(Port State Control), 해상교통관제사, 해양경찰 등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추가 승선을 통해 더 많은 항해 기술을 습득한 뒤, 한국전력공사나 각종 발전소, 각종 플랜트 감독관, 선박의 해무 및 화물 감독 등으로 취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 학생인데, 선상 생활의 매력은 뭔가?

▲김혜경 학생: 남들이 볼 수 없는 일.출몰, 바다의 아름다움을 언제라도 보고 느낄 수 있다. 간혹 성난 바다가 선상 생활을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그때가 지나가면 바다는 넉넉함과 평온함으로 보답한다. 무엇보다 동료들과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서, 더욱 보람을 느낀다. 쉽게 해외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필자는 선상식사에 매우 만족한다. 오래 먹어 본 선상 식사 어떤가?

▲김종호 학생: 별도의 먹거리를 구매 할 수 없는 한정된 공간이라 식사와 간식이 매우 중요하다. 선상 음식 재료는 신선도와 최고 품질의 것을 사용하는 것 같다. 메뉴도 매우 다양하고 바다가 안겨주는 별미(?)도 가끔 맛볼 수 있다. 간식은 국내산 과일뿐 아니라 해외 과일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심심풀이로 먹는 간식은 부식전문업체에서 면세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뱃멀미로 고생하는 선상무지개학교 학생들이 많았다. 현재 재학하고 있는 목포해양대학생 가운데도 뱃멀미 하는 사람이 있나? 해결 방법은?

▲이지웅 학생: 중학생들이 멀미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도 처음 입교해서 엄청 뱃멀미 했다. 1년간 승선실습을 통해 뱃멀미를 정신력 극복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뱃멀미가 생기면 멀미약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이겨낸다.

-임긍수 새누리호 선장님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더라. 어떤 선장님인가? 

▲김정안 학생: 30년 이상 배를 타신 베테랑 선장이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여유를 잃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년간의 승선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쉽고, 명쾌하게 교육해주시는 교수님이다.

-칭찬일색인데 선장님께 바라고 싶은 점이나, 이런 점은 개선해 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심숭섭 지도관: 선장님께 바라는 점은 특별히 없다. 하지만 실습선이 노후화 돼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80여명의 여학생이 7개의 샤워기를 쓰고 있어 큰 불편함이 있다. 남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새로운 실습선 건조를 요청한 것 같은데, 실습선이 빨리 배치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선상무지개학교 보조 교사로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지도에 애로는 없나? 또 지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공통의견: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지도에 한계가 있었다.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학생들이 선생님을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세태가 그렇다고 하지만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소극적으로 임하고, 안하려는 학생들이 눈에 띄였다. 예절교육과 함께 체력훈련의 강도를 높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