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3.08.01 15:59:52
[프라임경제] 처음을 맞이하는 것은 기대가 가득하기에 신이 납니다. 여름휴가 기간보다는 이를 10여일 정도 앞둔 직장인의 마음과 방학을 목전에 둔 초등학생의 마음, 크리스마스 당일보다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더욱 설레는 것은 아마도 그날에 대한 부푼 기대와 꿈을 상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7개월, 203일간의 기다림으로 고객 앞에 다시 나타난 호텔이 있어 전지현의 호텔프리즘 오늘은 그 호텔에서의 하룻밤을 여러분께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길었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1일 다시 우리 앞에 등장했습니다. 31일 리오픈을 통해 많은 고객들이 다녀간 지난 밤, 서울신라호텔은 재단장을 축하하는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죠.
서울신라호텔 객실 그랜드 디럭스룸. ⓒ 서울신라호텔 |
비즈니스 디럭스 룸을 처음 들어섰을 때 '모던', '심플' 이 두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고급스러운 비즈니스 환경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여유로운 휴식 및 업무 공간 구성에 역점을 둔만큼 과거 클래식했던 내부 구성은 군더더기를 모두 없애고 정갈하고 단정함으로 바뀌었죠.
우선 눈에 띈 것은 전자동 블라인드 시스템이었습니다. 객실 문을 열고 카드를 입구에 꽂는 순간 두 개의 창과 화장실을 둘러싼 목재 전자동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올라가 창밖 남산 조망을 한눈에 들어오게 합니다. 전자동 블라인드는 작은 창과 큰 전면 창, 화장실 등 총 3개로 구성됐는데 나무색을 강조한 갈색빛이 아이보리와 흰색으로 꾸며진 벽면과 조화를 이뤄 내 집에 온 듯한 안락함을 자아냅니다.
'와'하는 탄성도 잠시, 13평 규모의 내부 인터리어도 인상적이죠. 직사각형 모양의 내부는 한쪽 끝에 침대와 스탠드가 놓여있습니다. 반대편은 한쪽 벽면 가득 국내 호텔 중 최대 크기인 65인치 대형 스마트 TV 설치, 한폭의 그림을 걸은 듯 느끼게 합니다. 사이에 소파와 티테이블을 둬 이를 기준으로 방을 분리하니 한 공간에 안락한 침실과 거실을 동시에 느끼는 '참신성'을 발휘했죠.
서울신라호텔은 이번 리노베이션을 통해 블라인드에도 최첨단 전자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 전지현 기자 |
또한 금고, 냉장고 미니바 등이 옷장과 이어진 수납장 안에 들어가 있어 소파에 앉아 TV를 보거나 휴식을 취할 때 내부 시선을 분산하지 않아 깔끔하고 안정된 느낌을 유지하더군요. 특히 미니바는 싱글 몰트 위스키, 프리미엄 위스키부터 희소가치가 있는 와인까지 시중에 흔치 않은 주류와 스낵 아이템을 갖춰 호텔 미니바를 이용하는 즐거움도 줍니다.
"어머, 노트북을 켤 필요가 없네."
객실 내 최첨단 시스템은 전자동 블라인드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때마침 휴대폰 충전기를 구비 못해 노트북을 이용, USB케이블을 연결하려던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바로 벽면에 위치한 USB 연결잭 이었습니다.전선와 USB연결 잭을 모두 안으로 빼 길게 늘어진 선들로 얼기설기 지저분해 보이는 공간을 깔끔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니바 대신 요트 콘셉트로 구성한 '프라이빗 바'는 두폭 벽장 크기의 공간에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어 취침전, 먹는 유혹이 없어 좋다. = 전지현 기자 |
최상의 수면 환경 조성을 만들기 위한 신라호텔의 세심한 배려 역시 빼 놓을 수 없습니다.몸에 직접 닿는 침구류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구성,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하고, 매트리스와 이불 사이에 거위털 패드(Feather Pad)를 추가해 몸을 가볍게 감싸는 듯한 느낌으로 안락함을 극대화했습니다.
침구류 리넨의 품질 척도 기준인 번수와 밀도를 국내 최고인 80수 400TC 겹패딩 형식으로 만들었죠. 따라서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하고, 침대는 친환경 소재에 항균 기능을 더해 알레르기 등을 방지합니다.
서울신라호텔의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지저분한 선들을 없애 안으로 비치한 케이블 선(사진 위) 및 남여 크기를 달리한 실내용 슬리퍼(사진 아래) |
하지만 오랜 준비와 노력에도 아쉬움은 있는 법. 여름철 첫 오픈으로 아직 겨울을 나지 않았기에 온도조절의 미숙함이 느껴지더군요. 기존 중앙난방이었던 신라호텔은 이번 리노베이션을 계기로 개별난방으로 변경했습니다.
추위에 약한 필자는 에어콘을 끄고 3시간 가량을 기다렸지만 청정을 위해 돌아가던 공조기로 한동안 추위에 떨어야 했죠. 히터로 몸을 녹일까 싶어 전원을 켰지만 아직 첫 겨울을 나지 않았던 터라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전자동으로 꾸며진 블라인드는 보기에는 좋지만 밤사이 화장실을 드나들며 문을 열 때마다 나무 블라인드와 주변을 둘러싼 철제가 '덜그럭' 큰 소리를 낸 탓에 잠을 설쳐야 했던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서울신라호텔, 오랜 기다림이 있었지만 그 시간만큼 고객을 위한 최상 및 최고급 서비스 제공 채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예술성과 아름답고 고운 여성의 미를 선보였던 신라시대와 같이 서울신라호텔 역시 호텔의 세련된 품격과 높은 수준을 전세계인들에게 흩날려, 글로벌 브랜드가 난무하는 호텔업계 속 토종브랜드로써 인정받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