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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키즈5060 ⑪] "취업전선 이상무!" 제대군인지원센터

하루하루가 리얼취업프로젝트…베테랑 용사들 취업성공에 '팔도사나이' 절로 흥얼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8.01 15: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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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젊은 넋 숨져간 그때 그 자리 상처 입은 노송은 말을 잊었네." 

제대군인지원센터 취재일정을 확정하고 나니 육군 10대 군가 중 '전선을 간다'가 떠올랐다. '깊은 골' 대목에서는 깊게 패인 주름, '눈 내린'에서는 하얗게 세어가는 머리카락, '젊은 넋'에서는 청춘, '상처 입은 노송'에서는 전역 후 사회에 팽개쳐져 방황하는 늙은 군인의 모습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청춘의 황금기를 국가수호에 헌납한 중장년층의 퇴역군인들은 사회에서보다 군대에서 보낸 시간이 긴 경우도 많다. 특히나 폐쇄적인 군 조직의 특성상 자유분방한 사회생활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도 가끔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특수성으로 점철된 이들의 방황은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한 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는' 전우애(戰友愛)는 이런 상황에서 더욱 가치를 뽐낸다.         

◆"전역올빼미 취업도하 준비 끝! 사회에선 지금이 이등병"

국가보훈처 산하 제대군인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군 예편조직의 전우애를 실질적 지원시스템으로 가치변환한 좋은 예다. 2004년 2월 문을 연 센터는 매년 수천에 이르는 전우를 사회 전반 각 분야에 일꾼으로 내보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을 축으로 △강원 △경기북부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에 위치한 센터 중 창업지원팀과 전산홍보팀을 추가 운영하며 본부중대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센터를 찾아 대략적인 취업준비군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윤전수 취업컨설턴트가 베테랑 전역자들의 바람직한 취업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윤전수 취업컨설턴트가 베테랑 전역자들의 바람직한 취업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서울센터에는 10여명의 취업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내방자 상담은 물론 'Vnet' 가입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취업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취업지원 활동으로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상담자의 등급을 세부기준과 상담사의 평가에 따라 A부터 D등급까지로 나누는데 직장에 들어갈 준비를 거의 마무리하고 상담을 신청한 A등급의 구직자는 제대와 함께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윤전수 취업컨설턴트는 상당수 은퇴전문가와 동일선상의 견해를 피력한다. 자신을 낮추고 준비를 철저히 하면 이른 시간 내에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성공적인 취업으로 이끄는 가장 큰 요소는 나이를 불문한 취업으로의 열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센터로 거의 아침마다 출근하다시피 한 70대 후반의 구직자 분이 계셨는데 이력서 사진 붙이는 위치, 자기소개서 인사말 수정 등 매일매일 하루가 다른 노력을 하셨어요. 결국 얼마 전 직장을 구하셔서 현재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전반적인 언론홍보를 책임지는 류정태 전산홍보팀 대리도 말을 거들었다.

"저도 작년 10월 전역 후 올 1월부터 센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신참 전역자이다보니 취업으로 고심하는 제대군인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어 가려운 부분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단 취업마인드를 갖추려면 군인신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군인을 상대하는 만큼 센터에도 군인정신이 깃든 것일까.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각 센터는 국가보훈처로부터 일정량의 취업 성공지원건수를 할당받고 있으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해 주어진 임무를 확실히 완수하고 있다.

멍청한 의문이지만 취재를 마치기에 앞서 이들이 성공적인 취업지원 후 느끼는 감정도 여타 고용센터의 직원의 그것과 같을 지 궁금해졌다. 한 시간여의 취재 동안 예비역의 껄렁한 모습을 재연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을 스스로 눈치 챌 수 있었기 때문. 이제 슬슬 사회 물을 먹은 티가 나기 시작한 류 대리에게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

"뻔한 말이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한 후 고맙다고 전화를 하거나 찾아오는 때죠."

◆"한번 전우는 영원한 전우, 될 때까지 믿어준다"

센터가 전개하는 창업지원체계는 군 조직에 맞춰져 있어 더욱 효율적이다. 항목별 사항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구체화한 지원체계와 목표는 별 다른 설명 없이 관련 책자를 보고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정성이 담겨있다.  

5년 이상 10년 미만 복무자는 △직업교육훈련 바우처 △사이버 취업교육 △전직 기본교육 △대학·전문교육기관 위탁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장기 복무자는 취업과 전직지원금(군인연금 비대상자), 본인 및 자녀 교육비까지 추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직업교육훈련 바우처는 전역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미취업자에 한해 이뤄지는 것으로 지원대상 교육훈련기관이 개설한 교육과정에서 센터장이 취업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교육수료 후 1인당 120만원까지 지원한다.

    
류정태 전산홍보팀 대리가 센터 업무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을 얘기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전직지원금은 10년 이상 19년 6개월 미만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실업상태의 군인연금 비대상 장기복무 제대군인으로서 제대 후 6개월 이내에 지원금 지급을 신청하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해당된다. 매달 50만원씩 최장 6개월간 매달 25일 본인 소유 명의의 계좌로 지급해 생활안정 도모와 취·창업 촉진을 장려한다.

기업협력 부문도 이 같은 금전적 지원 못지않은 센터의 특장점이다. 서울·경기·강원권역 4200여개 업체를 포함, 전국 1만여개 업체와 고용 관련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공공부문 일자리로 △군 관련 △공무원 △기술직 △전문직 분야를, 민간부문 일자리로 △사무관리 △보안시설 △서비스영업 △ 기술기능 분야를 발굴, 제대 군인의 취업을 알선한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로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협의를 추진하고 기업체 동반 현장면접, 주기적 기업체 인사담당자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 10개 △경기북부 4개 △부산 4개 △대전 11개 △대구 5개 △광주 6개에 이르는 40여곳의 위탁교육기관을 통해 개인역량에 맞춘 전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창업상담사들이 1:1 맞춤형 컨설팅을 펼치는 창업지원도 상당히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곳보다 주목할 부분은 지원의 핵심시스템인 센터 홈페이지 'Vnet(www.vnet.go.kr)'으로, 5년 이상 장교 및 준·부사관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제대군인 및 전역예정자가 서비스 대상이다.

제대군인 적합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취업전략 수립 등 기초 취업지원부터 상권분석, 입지선정 컨설팅, 창업자금 안내 등 창업지원은 물론 구인구직 만남, 군부대 순회교육까지 말 그대로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돈 벌 기력이 충분한 전역인재의 취업을 돕는다.

이와 함께 취업·교육·창업상담을 기초로 한 사이버상담 외에도 선·후배 멘토링을 통해 취업성공 선배군인의 노하우와 조언을 들을 수 있고 사이버연수원을 운영, 취·창업과 엮인 자격증 및 외국어 과정 등의 수강이 가능하다. 연계는 한국고용정보원 HRD직업훈련정보와도 이뤄져 직종·지역별 교육을 언제든 찾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