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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가 연동제 시행… 우유값 '멀리뛰기 시동'

정부 "가격인상 빌미제공 우려, 해결논의…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8.01 15: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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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일부터 '원유가 연동제'가 시행되며 원유가 인상과 함께 우유 등 유제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전년도 우유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해 매년 원유가격을 기계적으로 조정하는 원유가 연동제로, 그간 3~5년 주기로 이뤄지며 인상폭을 두고 낙농농가와 유업체 간에 빚어졌던 갈등은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해마다 원유가격이 인상 조정되면 유업체가 이를 빌미삼아 가격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원유가 연동제에 따라 1일부터 원유가격이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2.7%) 올랐다.

원유가 연동제란, 매년 8월마다 원유 기본가격을 기준원가와 변동원가로 구분해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통계청이 계산한 전년 5월말 기준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여기에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매년 8월 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우유생산비 변동률이 5% 이상이 될 때에만 원유가 인상 협상을 해와 낙농농가와 유업체간 갈등이 극심했다. 그러나 생산비와 물가 변동률을 공식에 대입해 인상률을 조정하는 원유가 연동제로 이 같은 갈등은 완화될 전망이다.

◆우려대로 유업계 가격인상 도미노

또 원유가 연동제는 생산비 인상요인이 원유가격에 즉각 반영돼 낙농농가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론 유제품 소비자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비 인상분이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낙농농민들에게 이점이 있지만, 매년 원유가가 오르게 되면 우유값도 오릴 수밖에 없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원유가 연동제 시행에 맞춰 유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오는 8일부터 흰우유 출고가를 ℓ당 1588원에서 1700원선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ℓ당 2350원에서 2600원으로 250원(10.6%) 오른다.

서울우유도 흰우유 가격을 ℓ당 2350원에서 2700원선까지 15% 가량 올릴 방침으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동원F&B는 당초 1일자로 우유가격을 평균 7.5%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인상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과 한국야쿠르트 등 나머지 유업체 역시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으로 시기를 조율 중이다. 또한 우유가격 인상에 따라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음료 등 가공식품 가격 연쇄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업체들은 "원유가 인상분 외에 인건비, 물류비 등 부대비용의 인상요인이 있다"며 가격인상에 대해 해명했지만, 원유가 연동제가 소비자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낙농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정부가 제품가격이나 유통비용을 강제적으로 줄이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가 아니겠냐"며 "원유가 연동제는 올해 처음 시행하는 것으로 확고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해나가며 보완해야할 점은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수급기획팀 관계자는 "원유가 연동제가 유업체에게 가격인상 빌미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만 원유가가 매년 인상되는 것이 아니라 하락요인이 있다면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